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문득 학창 시절 과학 시간에 삼투압의 원리와 그 현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흥미롭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삼투압 현상이란, 간단히 말해서 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있을 때 농도가 낮은 용액이 높은 용액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본격적인 김장을 담그기 전에 배추에 소금을 뿌려 두면 배추 속에 있던 수분이 소금이 있는 쪽으로 빠져나와 배추의 숨을 죽이는 작업에도 바로 삼투압의 원리가 녹아 있죠. 또한 우리 몸이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유 역시 ‘염분’ 때문인데요, 우리 몸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키가 또래보다 작아서 걱정이에요.”-“아이가 소심한 성격이어서 걱정입니다.”-“우리 애가 좀 산만한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둘째 녀석이 많이 내성적인데 어쩌면 좋을까요?” 우리나라 부모님들 참 자식 걱정 많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께서 자녀에 대해 걱정하는 내용을 잘 들어 보면 사실 크게 걱정할 거리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질 일이거나 작은 부분을 확대해서 큰 문제로 인식하면서 걱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도 합니다.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잦아들거나 해결되
[정신의학신문 : 통통샤인 정신과, 이상수 전문의] 암묵 기억이 담긴 무의식의 실체를 알기 위해 정신분석만큼 탁월한 치료는 없다. 하지만, 정신분석은 기나긴 자기 이해의 과정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분석 비용이 만만찮고 환자와 치료자 모두 상당한 노력이 들어야 하기에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바쁜 현대인들은 자신의 발목을 잡는 반복되는 삶의 문제들을 부정적인 핵심 믿음으로 구분되는 도식을 찾아내 접근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대비 효과적일 수 있다. 마음의 덫과 같은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정적인 믿음을 고치는 것이 반
[정신의학신문 : 부산의료원, 윤경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사람이 봉사활동을 하며 지낸다. 타인을 돕는 행위를 통해서 삶의 활력소를 얻고 또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시간과 노동력을 제공하고 때로는 경비까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봉사활동이 즐거운지 의문을 가진다. 선한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자기만족감을 얻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는데, 이런 논리는 홉스의 심리학적 이기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럼 평생 가난한 이를 위해서 헌신했던 마더 테레사는 자기만족을 취한 이기주의자였단 말인가? 모두가 그녀를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우리의 뇌는 기분을 다루는 신경 화학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기쁜 일이 있을 때 신경전달물질이 나와, 뇌의 시스템은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도록 작동합니다. 마찬가지로, 슬픈 일이 있을 때에도 신경전달물질이 나오고 뇌의 시스템은 우리가 슬프다고 느끼도록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모든 기능은 순조롭게 작동합니다. 즉 기쁠 때 기쁠 수 있고, 슬플 때 슬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뇌가 기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생물학적, 신경화
정신병리학에서 정신병리를 순수하게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입장도 있고, 사회문화적 구성과 관련을 지어서 바라보는 입장도 있습니다.정신병리가 사회문화적 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경우는 대표적으로 자신의 성기가 몸 안쪽으로 쪼그라들어 사라지는 것에 극도로 공포를 느끼는 동남아시아의 코로(KORO) 증후군, 현대사회 미디어의 영향으로 이상화된 신체상으로 인해 증가하는 섭식장애, 그리고 억눌린 분노로 인해 신체적인 증상을 겪는 대한민국의 화병이 있습니다.정신병리가 객관적인 측면에서 서술되어야 하는 입장은 대표적으로 성격특질 중 신
우리는 하루 종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복잡한 문제가 우연히 딴청을 피울 때나 쉬고 있을 때 그 해결책이 떠오른 경험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26년 영국의 심리학자 그레이엄 월레스가 처음 제시한 창의적 사고의 4단계 모델에서 부화 단계(incubation phase)에서 창의적 해결책은 무의식적으로 성숙의 과정을 거친다고 표현했습니다.그의 이론적인 모델에 따르면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시작해 문제 해결 과정이 성숙해가는 부화 단계를 거쳐 마침내 통찰력을 얻고 떠오른 해결책을
19세기에 다윈과 멘델이 제시한 진화와 유전 이론이 나오고 1930년대에서야 DNA의 구조가 발견되면서 유전학의 체계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이 되어서야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했으며, 이는 인간 유전자 안에 존재하는 정보들이 인간의 생로병사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정신질환 또한 DNA를 통해 유병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을지, 지금까지 연구결과는 어떤 성과를 냈는지 등 유전학에서 관심 연구분야다.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불안장애, PTSD. OCD, 주요 우울장애는 약 20-45% 유전되고, 알코올 중독과
[정신의학신문 :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예전엔 ‘마음이 안 좋다.’라는 말을 쉽게 썼는데, 요즘 들어 마음을 설명하려니 무척이나 어렵더라고요. 시험에 낙방하고, 여자 친구에게 차이고 이런 경험을 한 데 묶어서 ‘마음이 허하다’ ‘마음이 미어진다’ 이렇게만 쓰다가 최근에 정신의학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뇌과학과 생화학으로 많은 부분이 설명되는 것 같아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평상시에 기분이나 감정 상태야 마음이란 말을 써서 표현할 수 있어도 정신질환을 설명하는 데에는 뇌과학이나 생화학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아요.
[정신의학신문 :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하다 보면 내원한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심리학적 이론으로만 설명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의 상태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려는 뜻에서 심리이론을 끌어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심리학적 이론에서는 ‘지식화’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의 정신을 생화학이나 정신분석학으로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을 의료의 대상으로 본 기원은 히포크라테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정신의학의 기초는 17세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정신을 이해하
우리는 평생 유지되는 행복의 설정값, 즉 특정한 수준의 행복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에 바텔(Meike Bartels) 교수진은 "쌍둥이 행복 연구에서 얻은 경험적인 자료들은 모든 방면에서 행복에 미치는 유전적인 근거가 아주 강력하다"고 말한다.이러한 설정값의 크기는 성격이 밝은 엄마나 우울한 아빠의 어느 한 쪽이나 양쪽 모두로부터 똑같이 물려받을 수 있다.따라서 어느 수준까지 환경적인 요인으로 행복감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기본 설정값에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행복을 결정짓는 유전자는 2%
뇌과학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신경 전달 물질, 신경 시스템,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약, 그리고 정신 질환과 뇌 기능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다.면역학과 정신의학은 매우 다른 분야지만, 증가하는 증거는 면역 체계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들이 뇌 기능을 조절하는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글리아다. 마이크로글리아 뇌를 보호하는 면역기능 세포 – 신경전달물질과 나란히 뇌 기능 유지해뇌세포의 85%를 구성하는 글리아 중 마이크로글리아는 특정 유형의 면역 세포다. 이 세
조울증 환자 중 전신성 염증의 표식인 C반응성 단백질(CRP)이 높을수록 인지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밀레(C.E.Millett) 연구진은 염증이 인지적 수행을 방해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둘의 CPR과 인지능력 관계를 조사했다.심신이 안정된 평상환자 222명의 조울증 환자(BD-I와 BD-II)를 대상으로 전신 염증과 인지 능력을 측정해 52명의 건강한 성인 대조군을 비교했다.연구진은 모든 274명의 참가자들 CPR과 MCCB(MATRICS Consensus Cognitiv
옥스퍼드 대학교 토마스 와세나와(Thomas Wasenaar)교수진은 뇌의 노화와 관련 있는 각 요인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면서, 피해야 할 8가지 조건과 신경정보를 전달하는 백색질(WM)을 보호하기 위한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백색질의 회백질은 영역간의 연계성, 정보처리 영역과 연결하거나 인간의 가능한 행동 범위를 벗어난 행동까지 체계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토마스 와세나와 교수진이 밝힌 뇌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할 8가지는 다음과 같다. ·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는 고혈압· 비만· 당뇨병· 흡연 · 우울 증상(Depressive
인공지능(AI)이 의식을 가진 개별적 존재로 발전할 수 있을까?인공지능(AI)는 더 이상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일상에 가까이 와 있다. 페이스북 안면인식 기능이나 핸드폰에 탑재된 음성서비스 등 일상 정보를 정리하고 반응하는 알고리즘은 점점 촘촘하게 진화되고 있다.현재까지는 AI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AI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할 만한 기술적 모델이나 생물학적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인간은 AI가 발전하는 과정을 기다리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수잔 슈나이더(Susa
[정신의학신문 :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최명제]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사고를 이해하고 수정해나가는 치료입니다. 예를 들어 동굴 속에서 원효대사가 마신 달콤한 물이 아침이 되어 보니 해골물이었다는 일화는 우리가 인지에 따라 감정과 경험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 이와 유사하게 인지행동치료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켜 우울감을 개선해줍니다.하지만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는 우울증 환자의 45%만이 충분한 치료효과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싸이들의 잡학사전 - 이일준 · 박초연]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A.I,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는데요.인공지능과 관련해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감정'에 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정신과 의사 두분은 A.I의 감정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인공지능 #AI #감정 #엑스마키나 #로봇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첫사랑’이란 문구를 봤을 때 다들 나름대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같이했던 아련한 순간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안타까웠던 순간들과 함께 이런 순간들의 배경으로 깔리던 거리와 날씨, 시간 등등, 이런 것들까지 아주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듯 떠오르곤 할 것이다.이러한 기억들은 첫 번째로 경험하는 순수하고 지극한 사랑이기에 우리를 더욱 설레게 하고 또한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첫사랑은 소설,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험날 아침에는 모든 아이들이 긴장을 하게 됩니다. 반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는 아이도 역시 긴장을 하고 마지막 마무리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공부를 썩 잘 못하는 친구는 다 안다면서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합니다.종종 친구들과 경제, 주식, 정치 이슈로 논쟁을 벌이는 일이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어집니다. 술이라도 한잔 하고 이런 논쟁이 벌어지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그리 대단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