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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강아지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나요?

기사승인 2018.07.28  1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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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정신과의사협동조합 김정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사업 때문에 해외에 있으세요. 그런데 내년에 저도 해외에 4년 동안 유학을 가게 돼서, 국내에는 언니만 남게 돼요.

문제는 언니가 우울증이 있어요. 지금까지 언니가 우울증으로 힘들 때마다 제가 곁에 있었어요. 언니는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요.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됐네요. 언니 곁을 떠나는 것을 많이 고민했지만, 저도 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요. 언니는 해외에 나가는 것을 원치 않아 같이 갈 수도 없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반려견입니다.

언니에게 이런 말을 하니 참 좋아했어요. 그런 언니 모습을 보니, ‘혹시 강아지로 우울증이 나을 수 있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시, 가능성이 있을까요? 

 

A) 언니를 걱정하는 마음이 정말 이쁘시네요.

동생 분이 유학을 가시는 것이, 언니에게는 위기일 수도 있을 거예요. 질문자 분이 걱정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준비를 잘 하고 간다면 언니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먼저 정신과 치료에 동물과 함께 하는 형태의 치료는 있어요. 동물매개치료(Animanl Assisted Therapy, AAT)라고 하며, 국내에서는 아직 국가공인 자격은 없네요.

미국에서는 병원에서도 적용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병원에서는 공식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병원은 없고, 사설 기관들이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동물매개치료는,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동물에 대한 이해를 모두 하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어요.

사람의 심리만 알아서는, 동물과의 관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동물이 가진 치료적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겠죠. 또 어떤 동물을 활용할 건지도 중요하고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성격 차이처럼, 강아지 종에 따라 성격이 확연히 다르니까요.

 

사진_픽셀

 

정리하면, 언니 분이 반려견을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치료효과를 얻기는 힘들 거예요. 반려견을 키우는 것과, 동물매개치료를 받는 것은 완전히 다른 활동이니까요.

 우리나라는 ‘치료’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죠. 채소를 파는 시장 할머니들도, 이 채소를 먹으면 뭐가 낫고, 어디에 좋고 라는 말을 술술 뱉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잘 통제된 연구결과가 없으면 치료, 치료적, 치료효과 같은 단어를 쓰지 않아요. 자신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러면, 언니를 도와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한번 고민해 볼게요.

먼저, 언니가 의학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의 명단을 함께 만들고, 연락처를 확인하는 거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미리 드리는 것도 좋고요.

이전에 입원을 했던 적이 있거나, 응급실에 방문해야 하는 가능성이 높다면, 법적인 권한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친척을 확보하는 게 좋아요.

언니가 만약 반려견을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 반려견을 맡아줄 사람도 미리 정하는 것이 좋겠죠.

나중에 언니가 회복이 된 후에, 반려견이 방치됐다는 것을 알면 스스로를 자책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주치의 선생님에게도 질문자 분이 유학을 간다는 사실을 알려주시는 게 좋아요.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주치의 선생님이 사회복지사, 정신건강센터 등과 협업해서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만약 동생분이 계속 국내에 보호자로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협업을 아예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최대한 규칙적으로 언니와 연락하는 게 중요해요.

만약 언니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바로 알 수 있고, 언니도 동생과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연결감은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해외에 가서 본인이 건강해야 한다는 거예요.

해외유학 초기에는 정신 건강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족, 친구, 사회적 지지기반이 모두 사라진 상태에 노출되기 때문이에요.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은 부족해지죠. 그러니, 본인에게도 신경 쓰셔야 해요.

 

시작은 강아지로 했는데, 유학 컨설팅이 돼버렸네요. 

부디 남은 기간 질문자 분과 언니 모두 충분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pdcoop@naver.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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