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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병 때문에 생기는 마음의 병, <2차성 우울증>

기사승인 2018.08.06  00: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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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영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울증과 관련된 이야기, 우울증에 힘들어 하는 이들의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2016년 실시한 정신보건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은 전체 인구의 1.5%이며 인구 수로 따지면 60만명 가량이라 한다.

대략 중소도시의 인구수에 가까울 정도이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감기와 비견될 만 하다. 

 

우울증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우울증이라는 특정 질환에 대한 원인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울증의 유병률은 높지만, 그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하다.

정신질환은 여타 신체 질환들처럼 <A라는 균이 B라는 병을 일으킨다>라는 단순한 논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병이 발생한 시점에서는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며, 원인이라 추정되는 요인을 제거한 뒤에도 병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사진_픽사베이

 

타고난 유전적 기질의 바탕 위에,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인생의 경험들, 결정적으로 우울 삽화를 일으키는 특정 사건들(트라우마 등)이 모두 고루 영향을 미친다.

정신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 <stress-diathesis theory, 스트레스-소인 이론>이 설명해줄 수 있다.

타고난 소인이 삶의 여러 요인들과 스트레스로 인해 작은 불씨에서 불꽃으로 발화하듯 정신질환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다채롭다.

시집 간 이후 시댁 식구들의 괴롭힘 끝에 생긴 우울증, 학교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인해, 취업의 실패로 인해, 가족들의 냉담함 때문에 우울증이 생겨난다.

스스로 아무 이유를 찾지 못한채 우울 증상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원인은 다르지만, 이들에게 우울증상이 명확하고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에 준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신체 질환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다?

하지만,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자신이 우울 증상을 일으키는 신체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울증이 아닌, 몸의 병이 선행하고, 이 영향으로 인해 생기는 <2차성 우울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2차성 우울증이 의심된다는 말은, 우울 증상을 일으키는 특정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보다 우선시된다.

그리고, 원인 질환의 호전은 우울 증상의 호전을 가져올 수 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진단분류체계인 DSM-5에서는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due to another medical condition)라는 진단을 사용한다.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우울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체 질환이 우울 증상 자체에 대한 충분한 인과성을 가져야 한다. 

 

사진_픽셀

 

♦ 2차성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요 질환들

1) 신경학적 질환들 

파킨슨씨 병과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에서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변화에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의 변화가 나타기 마련인데, 파킨슨씨 병과 뇌졸중에서도 우울 증상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들을 생성하는 뇌의 영역이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파킨슨씨 병에서는 약 절반 이상에서 우울, 불안 등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가 함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2) 호르몬계 질환들 / 류마티스성 질환들

대표적인 병이 바로 갑상선염, 갑상선 저하증과 같은 갑상선 관련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의 변화는 기분과 활력, 생체 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우울증 치료 이전 검사한 갑상선 검사 상에서의 이상 소견으로 갑상선 호르몬 보충 요법을 시행한 후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류마티스 등의 질환들에도 절반 이상에서 우울 증상이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울증 치료에 앞서, 갑상선 질환이나 류마티스성 질환 여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사진_픽사베이

 

3) 심혈관계 질환들 

심근 경색이나 심부전,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에서도 우울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질환 자체로 인해 기존의 삶의 형태와 활력 수준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며,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체내의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변화 또한 연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4) 암

암은 삶에서 많은 것들을 앗아간다.

암을 가지고 있음으로 인한 스스로의 좌절과 절망,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사회와 가정에서의 삶의 변화, 암 자체로 인한 고통 등이 우울 증상을 만들어낸다.

암으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 또한 우울증의 발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2차성 우울증에 대한 치료적 접근

위에서 설명했듯이, 자신도 몰랐던 신체질환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2차성 우울증의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2차성 우울증의 원인이 명확하다면, 원인 자체에 대한 치료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과성이 명확하지 않거나 증상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면 반드시 우울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

또한 신체질환을 치료하는 과와 더불어 정신건강의학과의 협진이 필요할 수 있어, 우울 증상으로 치료를 받기를 원하는 이들은 자신의 신체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김영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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