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전진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어디 아플 때 제일 먼저 병원에 가기도 하지만, 지인들이나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를 먼저 접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지러운 증상이 있으면 인터넷에 어지러움을 검색해서 ‘빈혈’, ‘현훈증’, ‘메니에르병’ 등을 찾아봅니다. 사람들에게 “메니에르병인 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에 많은 정보들이 있어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알게 된 후 의사를 찾아가는 데에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다가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며칠만 더 기다려보다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지러움의 원인은 정말 다양합니다. 아주 드물게 머리에 종양이 있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경우는 의사를 찾아가서 직접 상담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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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인 것 같아요”

우울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친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나 우울증인 것 같아.”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진짜 우울증이라기보다는 내가 기분이 현재 우울하다는 의미인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요즘 우울증이 있는데, 어제 술 한잔 하고 좋아졌어”라고 말한다면 이는 우울증이라기보다 우울한 기분이 잠시 있었던 이야기일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우울증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진료실에서 만나보면 우울증이 아니라 다른 질환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기분장애이지만 기분이 들뜬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우울한 상태인 우울증이 같이 나타나는 조울병일 때도 우울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우울증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불안장애, 조현병 등 다른 질환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다른 질환보다도 병원에 가기가 더 내키지 않고, “이러다가 좋아지겠지”, “며칠만 더 기다려보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 어지럽고 기운이 없는 것이 우울증? 

우울증이지만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어지러움’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불안장애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이지만 우울한 증상이 주증상이 아니고 기운이 없거나 신체적으로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은 당연히 정신건강의학과보다는 내과를 먼저 방문합니다. 또한 자신이 몸이 약해졌다고 생각해서 비타민이나 영양제, 보약 같은 것을 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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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의사들의 언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보는 DSM-5에서는 우울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음 9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최소 2주간 거의 매일 지속되며, 과거에 비해 기능이 저하된 경우로, 최소한 한 가지 증상은 우울증 지단에 가장 중요한 증상인 1) 우울한 기분 또는 2) 흥미나 쾌락의 상실이어야 한다.

1) 거의 하루 종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 또는 쾌감의 감소

3) 현저한 체중감소 또는 증가,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4) 불면 또는 수면과다

5)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

6) 피로 또는 에너지 상실

7)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

8) 사고능력 또는 집중력의 저하 또는 우유부단

9)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사고 또는 자살기도 또는 자살 기도에 관한 구체적 계획.

 

여기에 해당해야 의학적으로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럼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사를 찾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한 진단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기분이 우울하신가요?

인터넷만 찾아보고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의사를 찾아가서 먼저 상담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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