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미디어팀]

 

지난 7일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에밀리 시모노프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연구팀이 아이들과 성인을 포함한 ADHD 환자 총 18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는 메틸페니데이트(제품명: 리탈린)가 가장 효과가 크고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메틸페니데이트가 12주 투약에서 효과와 내약성(tolerability)이 가장 우수했고 성인 환자의 경우는 각성제 암페타민이 효과와 내약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ADHD 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학부모의 관심이 늘었지만, 대체의학의 광고성 정보가 포털을 장악하면서 ADHD 치료약에 대한 거짓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약물치료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게 되어 가장 효과적인 약물치료 대신 근거 없고 때로는 해롭기도 한 대체의학 치료를 하다가 돈만 날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진_게티이미지

 

ADHD 치료약에 대해 이처럼 과학적 사실과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진 이유를 분석해보니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 

첫째, 과거 정신과약이 부작용도 많고 치료효과가 충분치 않았던 점 때문에 새로 나온 ADHD 약도 비슷하게 중독성, 내성이 있지 않을까 오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민간 및 전통의학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신체를 둘로 나누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체는 약으로 치료하는 것을 당연시하지만 정신적인 문제는 화학물질로 치료하는 데 거부감이 강하다. 마음의 병도 대부분 뇌라는 신체장기의 병으로 신체의 병이다. 

셋째, 근거 없고 잘못된 인터넷 정보의 범람이다. ADHD 약은 근본적 치료를 해주는 게 아니고 일시적으로 행동을 억제한다든지, 약에 중독될 수 있다든지 약을 끊으면 더 나빠질 수 있다든지 하는 거짓 정보가 넘쳐난다. 거짓 정보를 흘리는 이유는 ADHD 치료약이 워낙 효과적이라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대체의학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만약 ADHD 치료약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대체의학의 상술에 설득된 거라 보면 된다.  

국내 전문가들은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의심으로 효과가 불분명한 대체의학 치료를 하면서 마냥 기다리다가 아이의 증상을 조절해주지 못하는 경우 자존감의 저하, 학습능력 저하, 우울장애 등  더 심한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2013년 하버드 의대 비더만(Biederman) 박사 팀은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여한 아동 뇌를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한 29개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ADHD 치료제는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뇌를 보호하고 정상화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14년 같은 대학 윌렌스(T. Wilens) 교수도 “ADHD약이 장기적인 치료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라고 밝혔으며, “약을 먹지 않는 ADHD 청소년은 종종 학업 실패, 자존감 감소, 반사회적 행동 및 위험 감수 행동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DHD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인내가 필요하며 치료 중간에 부모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뉴로피드백 등 검증되지 않은 다른 치료법에만 눈을 돌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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