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사람들에게서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건망증이 심해졌다거나 간단한 것도 기억하기 어려워서 깜박깜박한다면서 이러다 치매 오는 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게다가, 듣기만 해도 치매가 된 듯한 기분이 드는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실제로 예전보다는 확실히 외우는 것을 좀 더 어려워하고 단기기억력 저하 등도 흔히 본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심각한 기억장애 및 치매 등을 걱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기억을 등록, 저장, 회상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개 이런 경우는 기억의 전반적인 과정에 영향을 주는 주의집중력의 저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너무 걱정하진 말자.

지금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영역에 오랫동안 신경을 써야 하니까, 그런 지속적인 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주의 집중력이 흔히 분산되다 보면, 기억력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의 기억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 몸에서 이제 좀 여유를 찾고 쉬어가라는 신호로 깜빡깜빡 비상등을 켜주는 것은 아닐까? 비상등을 보면 잠시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며 나를 한 번쯤 점검하는 그런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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