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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문제, 어떤 과정으로 치료할까?

기사승인 2018.08.31  05: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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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 사회에서 음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회식 자리에서도 술을 강권하지 않으며, 과거와 달리 일찍 귀가시킨다. 다른 레포츠 등으로 회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예전과 같은 두주불사 형의 음주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술 권하는 사회'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알코올 문제를 가진 이들에 대한 인식들도 조금은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술 문제를 '성격 탓', '내가 조절 할 수 있는 문제'로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과도한 음주 습관을 '치료받아야 할 병'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실제로 알코올 문제로 상담과 치료를 받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알코올 문제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많아졌다. 실제로 지역 정신보건센터를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에서 앞다투어 알코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책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알코올 문제는 정신의학 및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DSM-5라는 질병분류기준으로 본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alcohol use disorder)'에 해당한다. 질병으로 분류된다는 말은, 주된 원인과 증상, 경과 그리고 치료에 대한 어느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란 말이다. 즉, 음주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효과적인 치료가 존재하며,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질병군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_픽셀


우리에게 음주 문제가 심한 가족이 있다면, 다른 가족들은 아마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도록 권유할 것이다. 심할 경우 입원을 하도록 권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알코올 문제로 인해 병원을 찾아갈 경우 어떤 식으로 도움을 받게 될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문제의 해결책을 그저 못 마시게 가두어두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알코올 문제에 대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게 된다면 어떤 도움을 받게 될까?

 

♦ 음주 문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1) 현 심리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 

음주 문제로 알코올 전문 병원을 찾아간다면, 우선 해야 할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세밀한 면담과, 심리검사를 통한 평가다. 알코올 문제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면담과 검사를 통해서 현 상태의 우울, 불안 등의 내적 감정들과 자신 안에 숨겨진 여러 방어 기제들, 현 상태의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친 개인적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만 치료한다면, 피부 깊은 곳에 자리한 염증은 점차 곪아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알코올 문제에 대한 치료적 접근과 함께, 알코올 문제가 생기게 된 원인과 과정을이해하고, 이에 따른 개입을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2) 함께 존재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평가

알코올 사용 장애는 특히 다른 공존질환들이 잘 생긴다. 알코올 사용 장애 자체에 대한 치료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공존질환에 대한 치료이다. 공존질환들이 있을 경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질환이 바로 우울증이며(30-40%), 그 외 공황장애, 사회불안증 등의 불안장애(25-50%), 도박 및 인터넷 등에 대한 중독 증상들도 함께 나타난다. 이러한 질환들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음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사진_픽사베이


3) 치료과정 : 개입, 해독, 재활의 3 단계를 거친다

- 개입(intervention) : 음주자 스스로가 음주 문제를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현 상황을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기를 향상시키는 단계이다. 음주 문제를 가진 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치료 동기다. 알코올 문제를 가진 이들이 혼자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개 가족들의 강권이나 강제에 의해 치료를 시작하게 되지만, 동기가 부족하면 치료를 이내 중단해버리기 일쑤다. 첫 개입의 과정에서, 동기화 면담을 통해 음주자의 치료 동기를 고취시키는 과정이다. 

- 해독(detoxification) : 심한 음주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잦은 금단 증상과 영향을 불균형 등으로 인해 생활 리듬이 망가진 경우가 많다. 해독 과정에서는, 음주로 인해 손상된 신체에 대한 검사 및 치료, 균형잡힌 영양 상태를 제공하여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다. 

- 재활(rehabilitation) : 동기가 생기고 술독에 빠졌던 몸과 마음이 회복되었다고 해서 치료의 끝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첫 치료 당시의 마음을 잘 유지하고, 술이 없는 생활에 음주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음주 문제가 재발할 경우 어떠한 대처를 해야할 지에 대한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다. 음주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나가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동기 강화 상담(motivational interview) 등의 상담과 더불어 단주 모임(A.A) 또한 금주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움을 준다. 필요하다면 항갈망제, 비타민제의 지속적인 공급, 동반되는 질환들에 대한 적절한 약물 치료 등이 제공되기도 한다.

 

♦ 중요한 것은 첫 발걸음

음주 문제를 가진 이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바로 '변화'다. 현재의 습관,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고 술 뒤로 숨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단언컨대, 심한 음주 문제는 혼자 극복할 수 없다. 철저히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이 용기내어 변화를 향한 첫 발자국을 뗀다면, 그 뒤에는 다른 이들이 함께 발을 맞추어 주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같이 가면 멀리갈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음주로 인한 자신의 문제를 더이상 간과하지는 말자. 스스로 결단만 내린다면, 음주 문제를 도와줄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김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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