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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식욕 폭발, 야식증후군이라고?

기사승인 2018.09.04  09: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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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오늘도 야식을 찾는 바쁜 현대인의 삶

오늘도 힘겨운 야근을 끝내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조대리. 그를 맞이하는 것은 어두컴컴하고 쓸쓸한 자취방뿐이다. 넥타이를 끌르며 침대에 걸터앉아, 한숨을 쉬며 TV를 켠다. 오늘따라 하필 TV에선 맛집 기행이니, 여행지 최고 맛집이니 하는 내용만 나오는 건지. 

'그래, 먹자...'

마음이 허한 건지 배가 고픈 건지 모르겠지만, 아침까지만 해도 나온 배에 바지가 맞지 않아 다이어트를 결심했었던 조대리는, 폭발적인 허기를 이기지 못하고 오늘도 스마트폰의 배달 앱을 검색한다.

 

위에서 나온 조대리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의 전형이다.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선 어느 순간부터 하루 세 끼, 식사의 중요도가 떨어졌다. 피로감을 이기며 겨우 일어나선 아침에 우유 한잔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출근 후 생긴 돌발적인 업무는 여유 있게 점심을 먹을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급하게 샌드위치와 커피로 10분 만에 식사를 마무리하고, 검토해야 할 서류를 재차 읽어본다. 낮 동안 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일을 마치고 나면, 하루 동안 미뤄놨던 허기와 식욕이 폭발적으로 올라온다. 이른바 야식의 전성시대다.

외식을 선호하는 생활 패턴, 수면 시간의 지연, 배달 앱의 발달로 용이해진 접근성으로 늦은 밤에도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의 생활패턴 또한 여기 맞춰져, 늦은 밤이 되어서야 낮 동안에 눌러 놓았던 욕구와 허기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 도가 지나친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진_픽사베이


♦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이란?

야식증후군이란, 말 그대로 저녁 식사시간 이후에도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현상이다. 낮 동안의 식욕부진, 늦은 밤의 과식, 그리고 이어지는 불면증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이다. 1955년에 처음으로 질환의 일종으로 발표되었으며, 최근에는 정신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진단기준 체계인 DSM-V에서 "달리 명시된 급식 및 섭식장애" 범주에 속하여 체계화됐다.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1-1.5%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비만 인구에서는 4-9%에 달하는 등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야식증후군에서는 하루 중 대부분의 열량을 저녁이나 늦은 밤에 섭취한다. 이어지는 수면이 편할리 없다. 수면 효율이 떨어지고, 자주 깨는 특징을 가지며, 깨는 중간에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의식하지 못하는 비렘수면 동안에 자신도 모르게 음식을 먹기도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서 음식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는 왜곡된 믿음이 생겨나며, 흔히 우울한 기분이나 감정 기복이 나타나기도 한다. 

 

야식증후군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대략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1) 자다 깬 뒤 먹는 것, 혹은 저녁 식후 과식을 특징으로 하는 반복적인 야식 삽화가 존재하고, 하루 열량의 ¼ 이상은 저녁에 섭취하며, 아침에 식욕 부진이 있고 주 4회 이상 아침을 거르며, 

2) 이로 인한 우울, 불면증, 잠과 관련된 왜곡된 인지(잠이 들려면 다시 먹어야 한다는 식의)가 있고,

3) 이러한 야식 삽화에 대해서 자각 및 회상이 가능하며, 

4) 석십행위로 인해 상당한 고통 혹은 기능상의 손상을 겪어야 한다. 

 

♦ 야식증후군의 문제점

잠깐의 요기는 괜찮지만, 유독 밤에만 증가하는 식욕과 음식 섭취는 자연스레 불면으로 이어진다. 또한, 영양 불균형, 위장 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망가진 생체리듬과 잦은 감정 기복, 불면 등은 우울 장애가 흔히 동반된다는 연구가 있다. 폭식 이후 생기는 죄책감은 기분 저하로 이어지고, 기분 저하는 다시 폭식을 부르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한, 저녁에 폭발적으로 칼로리를 섭취하는 행위가 비만이나 대사 증후군으로 이어지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야식증후군으로 인한 수면장애가 비만과 대사 증후군을 매개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사진_픽셀


♦ 야식증후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1)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 

야식증후군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다. 야식증후군의 이면에는 낮 동안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힘겨운 정서가 숨어있다. 저녁에 식사를 하는 행위 자체를 문제시 하기보다는,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근원적 원인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되는 우울 장애, 불면증 등에 대해서는 약물치료나 광치료,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전문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연구에서 SSRI(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야간각성, 야식삽화, 고칼로리 섭취 등에 있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Topiramate 사용은 체중감량 및 야식 감소를 도와줄 수 있다.  

2) 규칙적인 생활 습관 : 식사 시간 - 수면 시간을 규칙적으로!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다들 알 것이다. 그중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 세 끼 식사시간 또한 가능하다면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이 체내에 들어가는 간격이 일정하다면, 신체 리듬 및 감정 또한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끼니, 절대 거르지 말자 

식사를 거르는 것은 단순히 한 끼를 생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감정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불규칙적인 식사는 감정을 더욱 출렁이게 만들기도 한다. 끼니 대신 먹는 초콜릿이나 달콤한 군것질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금세 다시 혈당이 떨어지게 되므로 감정 기복에 일조하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4)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 

낮 동안에 적절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억눌러 놓은 스트레스는 체내에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며, 이는 식욕을 항진시킨다. 또한, 업무가 끝난 후 긴장이 풀리면서 탈억제(disinhibiton)현상이 생겨 식욕에 대한 절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자신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업무와 휴식의 확실한 경계를 만들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마음을 터놓고 공감받을 수 있는 이와의 대화, 취미 활동, 운동, 명상 등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이라면 뭐든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트레스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잘 알아차리는 것이다.  

 

 

* 참고문헌 : 신경정신의학 제 3판, 2016,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편, 아이엠이즈컴퍼니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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