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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 없는 원칙주의, 강박성 성격장애란?

기사승인 2018.09.21  0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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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변화하기보다는 항상 하던 대로 일을 하려는 사람이다. 회사에서는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한다는 평이다. 일을 항상 세밀하게 반복적으로 점검하는데 주말에도 하루 종일 회사 업무를 보곤 한다. 보고서의 띄어쓰기, 오탈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데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에 어긋난 보고서는 용납할 수 없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곤 한다.
동료, 부하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하여 간섭을 많이 하고 혼내는 일이 잦아서 관계는 매우 나쁘다. 항상 자신의 방식만을 강요한다. 친구는 거의 없고 집에서도 항상 계획한 대로만 지내려고 하여 부부관계 역시 좋지 못하다. 아이들의 작은 잘못에도 너무나 엄격하다."
 

사진_픽셀


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 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환자의 사례입니다. 항상 질서를 지키려고 하고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서 생활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에 직장 내 업무는 뛰어난 편입니다.

하지만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다는 비난을 자주 듣습니다. 반복적인 일은 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한계가 있고, 지나치게 원칙적이어서 주변과 다툼이 많습니다. 특히 부하직원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곤 합니다.

 

♦ 역학 및 원인

전체 인구의 2-8%가량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첫째 아이(older children)에서 더 흔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다른 성격장애보다는 적응 능력이 좋고 직장 업무를 인정받기도 하지만 대인관계 문제가 반복되어 우울, 불안, 약물 의존이 병발하기도 합니다.

심리적으로 양육과정에서 강압적인 양육방식이나 정서적인 억제와 관련됩니다. 정신분석적으로는 1-2세의 항문기에 고착되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의 이론에 따르면 성장과정 상에서 억압적인 환경에서의 양육은 좌절감을 만들고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게 합니다. 이에 따라 권위와 순서에 몰입하게 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좋지 않은 가능성을 통제하려고 합니다.

 

♦ 진단

융통성, 개방성, 효율성보다는 정리정돈, 완벽함 등에 집착하는 양상이 생활의 전반에서 드러납니다.

다음 중 4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 진단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내용의 세부, 규칙, 목록, 순서, 스케줄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기도 함.
- 완벽함을 보이나 이것이 일의 완수를 방해함.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시작을 못함)
- 여가 활동보다 직업이나 생산적인 일에만 열중함.
-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가치관에 융통성이 없음.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거나 맞춤법에 몰입)
- 중요하지 않은 낡은 것을 버리지 못함.
- 자신의 일하는 방법만을 고집하고 주변에도 지나치게 강요함.
- 자신과 타인에 대해 돈을 쓰는 데에 지나치게 인색함.
- 경직되고 완강한 성격을 보임.

성격장애는 성격적인 경향과는 다릅니다. 약간의 문제가 초래되기도 하지만 대인관계, 가정생활, 직업적인 활동이 원활하다면 모두가 가지는 성격적인 경향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의 큰 어려움이 반복된다면 성격장애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유사하지만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와는 감별이 필요합니다. 강박장애는 특정한 것에 국한된 반복적인 생각과 행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같은 색으로 배열을 하는 것이나 오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손을 씻는데 집착할 수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고 치료를 받으려 합니다. 하지만 강박성성격장애(obsessive compulsive personality) 환자는 전반적인 완고한 성격으로 스스로는 불편을 느끼지 않고 주변에서 불편해합니다. 실제로 강박장애환자의 성격은 강박적인 성격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치료

스스로는 병식이 없어 치료를 받지 않으려 합니다. 자기 스스로는 자신이 주의 깊고, 의무감, 도덕적,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무능하고 비효율적이어서 문제가 많다면서 비난을 합니다. 대인관계의 문제로 내원하게 되는데 가정문제, 직장 내 문제가 흔합니다. 특히 직장생활 초기에는 적응을 잘할 수 있으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문제가 발생합니다.

장기적으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적이고 주된 치료입니다. 정신치료적으로 억압하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지나치게 억압하고 틀에 박힌 생활 이면에 있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개선하는 행동치료(behavioral therapy)가 효과적 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도 효과적이고 필요합니다. 강박사고에 대하여는 항우울제(anti-depressant)가 도움이 되고 자신의 뜻에 어긋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에 대하여 항불안제(benzodiazepine계열)가 좋습니다. 흔하게 동반되는 우울감, 분노문제, 스트레스 문제에 대하여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mgye1@naver.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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