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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년을 위한 선택

기사승인 2018.10.03  08: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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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박선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망'이라는 말이 있었다. 대중매체를 통한 의료정보의 보급을 통해, 치매 등을 비롯한 노인정신질환의 기본개념이 일반에게도 광범위하게 전달되어, 이제는 노망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노망이라는 말속에 담겨있는 배격과 두려움의 영향은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많은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 중 하나가 괜히 노망이 나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은 치매조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내원하기까지 불안과 두려움 속에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요새 들어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 놓고 깜박해서 음식을 태우는 일이 있다든지, 좀 전에 물건을 잘 챙겨놓았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든지, 또는 갑자기 현관문의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게 되면, 그날부터 부모님은 공포 속에서 지내게 된다. '설마 나도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닐까,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부모님들은 전전긍긍 어찌할 바를 몰라하시지만, 막상 병원에 오는 것도 꺼려하신다. 정말로 치매로 진단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이럴 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걱정 말시고 바로 지금 병원으로 오시라고.
 

사진_픽셀


무엇보다도, 내가 치매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시는 상당수 부모님은 정상이거나 치매보다는 경미한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매는 사실 쉽지만은 않은 질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의료의 전반적인 추세가 '조기발견 조기치료'인데, 치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치매조기검진은 정말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1-2시간 동안 진행되는 치매선별검사를 통해 치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머리를 땅 속에 숨기는 타조처럼 막상 피하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많은 부모님들에게 전전긍긍하지만 말고 검사를 받아보시도록 다시 한번 권하고 싶다.

그리고 노년기에 발생하는 기억력이나 집중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를 뭉뚱그려서 치매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사실상 치매의 원인이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혈액검사, 유전검사, 혹은 뇌 CT나 MRI 등 정밀검사들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만에 하나, 신체질환이나 뇌 속의 다른 병변 때문에 이차적으로 치매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치매로 진단받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항치매약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항치매약제도 종류가 다양한데,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약제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치매에 대한 비약물학적 대처로서 요새 각광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댄스이다. 댄스에는 인지학습과 신체운동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치매센터가 전국 곳곳에 개설되어 있기에 그곳에서 많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항치매약제를 이용한 약물치료 등을 비롯한 치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치매의 경과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_픽셀


한편, 치매만큼 일반 대중에게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노년기 망상장애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노년기 망상장애의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물건을 누군가 훔쳐갔다고 하거나 배우자가 뒤늦게 바람을 피운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훔쳐가는 물건이라고 해 봐야 큰돈도 아니고 방금 해 놓은 반찬, 잘 다져놓은 마늘 파 같은 것을 훔쳐갔다고 하는 경우가 흔하다.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고 하는 근거도 딱히 신통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다.

눈치를 챘겠지만, 노년기 망상장애는 치매와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그렇지 않고 노년기 망상장애만 단독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노년기 망상장애는 부모님들이 자신에게는 병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흔해서, 자녀들이 부모님들을 병원에 모시고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다. 여하튼, 노년기 망상장애의 진단은 치매에 적용되었던 원칙과 마찬가지이다. 빠른 진단과 빠른 치료의 시작이 중요하다. 치료에 있어서는 항정신병약물을 이용하여 약물치료를 하고 그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요약하건대, 치매조기진단은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노인정신질환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감히 '행복한 노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 이 글은 2016년 인제대학교 병원보에 게재되었던 원고를 수정 및 요약한 것임을 밝힙니다.

* 대한불안의학회
대한불안의학회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소속 전문학회로, 공황장애, 강박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불안 및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 교육 및 의학적 진료 모델 구축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선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kaam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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