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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공황장애, 불안장애 : 차이점이 뭔가요?

기사승인 2018.10.18  0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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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몸과 마음의 심한 불안, 공황장애

얼마 전, 한 남성이 화가 많이 난 표정으로 진료실을 찾았습니다. 가슴이 너무 뛰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서 가까운 응급실에 갔더니 검사 결과는 다 정상이라고, 아무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두어 번 같은 증상이 있어 병원에 갔지만, '더 해줄 것이 없다' 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받았다 합니다. 그 남성은 '왜 내가 몸이 아픈데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하나'며 화가 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숨 막히고 가슴이 뛰는 증상은 몸에서 느껴지는 건데,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라니? 평소 강철 체력, 강철 멘탈이라며 자부하고 있었기에 더욱 황당한 말일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심층적인 면담과 심리검사를 한 결과, 공황장애 초기 단계임이 밝혀졌습니다. 

언론에서 보이는 많은 연예인과 유명 인사가 공황장애로 인해 심한 불안감을 겪었다는 고백을 합니다. MBC의 인기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하는 인기 만화가 기안84 씨가 운전 중 답답함을 호소하며 공황장애약을 입에 털어 넣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지요. 그렇다고 공황장애는 TV 에서만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병은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20대에서 공황장애로 진단 받은 이들이 4년 전과 비교해 약 65%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젊은 이들 뿐만 아니라, 30-40대에서도 공황장애가 평균 30-40% 가량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병 자체가 증가했기보다 몸의 건강 못지 않게 마음의 건강을 중요시하는 요즘, 심한 불안을 호소하는 공황장애가 어떤 병인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치료받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공황장애의 원인은 복잡하고도 다양합니다. 유전적인 기질 위에 불안과 위험에 대한 성장 과정의 경험, 중요한 인물로부터의 불안을 대하는 태도의 학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공황장애를 만듭니다. 안타깝지만, 이 중에서 어느 한 가지를 명확한 원인으로 특정할 수 없어 의심되는 원인을 제거한다고 깨끗하게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촉발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꼽는 만큼, 복잡하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의 점차 가중되는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의 발병 자체를 늘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_픽사베이


♦ 공황, 공황장애, 불안장애 - 차이점이 뭔가요?

공황장애라는 질환에 대해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사실 조금은 모호하고 애매한 개념입니다. 특히, 공황(공황발작),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혼용해 쓰는 경우가 많지요. 그 이유는 세 가지 모두 '불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도 대개 비슷합니다. 하지만 세 가지의 개념은 조금씩 다르고, 자신의 문제가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를 잘 알아야 적절한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1) 공황(공황발작, panic attack)

공황과 공황발작은 같은 말입니다. 공황 자체는 정신질환이 아닌 강렬하게 나타나는 불안 반응을 뜻합니다.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말은, 특정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예측하지 못한 놀라움,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이후 숨이 잘 안 쉬어지거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지 않나요? 공황은 30분~1시간 내의 짧은 시간 동안 손 떨림,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숨이 가쁜 느낌 등의 격렬한 신체 반응과, 이로 인한 공포감(죽을 것 같은, 이러다 미쳐버릴 것 같은, 정신줄을 놔버릴 것 같은-통제력을 잃을 것 같은-)이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처음 공황을 겪은 이들은 굉장히 두렵습니다. 마치 자신의 몸에 큰 병이 생긴 것 같은 느낌에 응급실로 급하게 내원하지요. 하지만 검사에서는 아무것도 나타나질 않습니다. 공황장애의 가능성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신체에서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내과 등에서 정밀검사를 하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이 있다고 해서 다 공황장애는 아닙니다. 앞에서 말했듯 평범한 사람들도 살아가며 공황에 가까운 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황장애가 아닌 다른 불안장애 등에서도 공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황은 질환이 아닌 증상 중 하나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공황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다면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더 이상 공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공황이 일시적이라면, 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물론 혼자서 판단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평가를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겠죠?

 

2) 공황장애(panic disorder)

공황만으로 공황장애를 진단하지 않습니다. 언급했듯이 공황은 짧게 지나가는 '현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통제 불능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심해지고, 급기야 조금이라도 공황을 일으킬 수 있는 활동들을 꺼리면서전반적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대인관계, 사회생활과 같은 삶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공황에서 공황장애로 발전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평소에 할 수 있었던 사소한 것들, 이를테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영화관을 가는 것마저도 공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회피하게 됩니다. 삶의 반경이 극단적으로 축소되면서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3) 불안장애(anxiety disorder)

흔히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를 동일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하위 분류입니다.  불안장애에는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분리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특정공포증,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등이 함께 포함됩니다. 불안장애에 속하는 질환들은 불안 반응이라는 공통된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제각기 원인과 증상, 치료 목표나 치료 방법들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를테면, 특정공포증은 공포 대상에 직면 강도를 점차 높여나가는체계적 탈감작화(systematic desensitization)이 효과적입니다. 사회불안장애는 사회적 불안 상황에 대한 직면만을 강조하기보다 상황에 대한 왜곡된 사고를 함께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ahavioral therapy)와 약물치료를 주로 사용합니다. 정확한 진단은 적절한 치료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증상이 어디에 속하는 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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