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쉽게 싫증을 잘 내고,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본능적인 호기심이 있다. 그래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매력을 흔히 느낀다. 예컨대,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나 윤지후가 금잔디에게 홀딱 반하는 것이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아가씨가 나쁜 남자에게 푹 빠지게 되는 설정들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게다가, 이들은 너무 다르다는 주위의 평가로 인해 힘들 거라는 말을 들으면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처럼 오기가 생겨서 불타오르기 때문에 그 관계가 더 끈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주위의 압박이 사라지거나 긴 시간 동안 현실의 벽을 계속 경험하다 보면, 이전에 느꼈던 미지의 영역은 사라지고, 나와 정말 다른 사람이 내 눈앞에 서있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이젠 현실이라는 세계 속에서, 그러한 다른 점을 피부에 와 닿듯 확실히 깨닫게 되면서 그것이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게 아닌 익숙한 것이 되고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후엔 전쟁이 시작된다...

그러면, 나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은 안 좋은 걸까? 그렇진 않다. 나와 다른 부분을 경험하게 되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기도 하고 성장 or 발전의 계기가 되는 등의 좋은 점도 많다. 문제는 대부분 나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보다는 상대방만을 바꾸려고 하는 데 있다. 하지만, 타인의 마음을 바꾸기가 어디 쉬운가? 그렇다고, 나만 계속 바뀌는 것도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서로 함께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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