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동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로 진단되는 경우 뇌 발달이 그저 지연되는 것인지, 아니면 정상적인 뇌 발달과는 질적으로 전혀 달라지는 것인지 논란이 있어왔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에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발달 중인 아동 223명과 ADHD로 진단된 아동 223명을 선정하여, 한 사람당 최소 2번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여 총 824개의 MRI를 얻었다. 그리고 각 MRI의 4만 개가 넘는 위치에서 대뇌피질의 두께를 측정하여 정상 아동과 비교하였다.
 


ADHD 아동의 경우 대뇌피질이 가장 두꺼워지는 시기는 10.5세였으며, 정상적으로 발달 중인 아동의 경우에는 7.5세였다. 즉 ADHD 아동의 경우 대뇌피질의 발달이 정상 아동에 비해 3년가량 지연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대뇌 발달의 양상은 정상 아동과 비슷하였다. 이는 ‘어째서 ADHD로 진단되었던 아동 중 일부가 나중에 자라면서 괜찮아지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수백 명의 뇌 영상을 촬영해 전체적인 뇌 발달의 양상을 파악한 자료일 뿐, 한 개인의 뇌 발달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ADHD 아동에서도 일차 운동 피질은 정상 아동처럼 일찍 발달된다. 즉 운동조절 능력은 정상적으로 발달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여러 정보가 통합되는 연합 피질은 발달의 지연을 보이며, 특히 발달이 많이 지연되는 위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5년가량)이다. 그림에서 보면 ADHD 아동의 경우 피질의 두께가 얇아서 하얗게 보이는 부위가 많은데, 10, 11세가 되어도 여전히 하얗게 남아있는 부위가 바로 배외측 전전두피질이다. 배외측 전전두피질은 집중, 판단, 계획, 생각, 작업기억과 관련된다.

즉 정상아동에 비해 ADHD 아동은 집중력, 판단력, 계획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ADHD 아동을 보면 지능이 떨어지는 것 같진 않은데, 하는 짓을 보면 또래보다 다소 어린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뇌 발달의 지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