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많은 남녀들과 상담할 때마다 항상 드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왜 둘 중 한 사람이 실제로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잘 맞춰주는데도, 그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그 상대방조차 만족하지 못할까?' 하는 것이었다. 거기엔 물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애정의 온도차로 한번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그려보았다.
남녀관계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50대 50인 그런 대등한 관계가 있을까? 정말 쉽지 않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남녀 간의 애정에서도 어쩔 수 없이 상대적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고 실제로는 약하기 때문에 강자인 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강자/약자보다는, 두 사람 사이에서 좀 더 주도권을 갖는다는 느낌이 더 어울릴 것이다.
남녀 간에는 더 좋아하는 사람이 손해이고, 소위 지는 게임인가? 더 희생해야 하고 맞춰주어야 하니까? 그럼, 맞춰주기만 한다면 좋은 관계가 될까? 혹은, 밀당의 고수는 과연 사랑을 정말로 잘 알고, 또 잘하는 사람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성적 논리나 승부의 개념으로 사랑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결국, 애정의 온도차가 크지 않아, 일방적이 아닌 서로의 적정온도를 향해 오랜 시간 서서히 조절하는 그런 쌍방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