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여성, 직장인 A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흉통이 발생하며, 숨쉬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다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도 같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심한 증상은 1-2분 정도 지속되고 답답함은 10여분 정도 후에 나아졌습니다.

A는 평소에 건강 상에서는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A는 어디선가 본 듯한 공황장애 증상이 의심돼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습니다. 담당의사는 먼저 검사를 해보자고 권합니다. 어떤 검사를 하게 될까요?

 

공황장애의 증상은 신체적인 증상과 극심한 불안감으로 나뉩니다. 가슴이 콩닥거리는 것 같은 심계항진, 떨림, 호흡곤란, 흉통이나 답답함, 어지럼, 오심 식은땀, 감각이상, 잠깐 동안의 실신 등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신체증상들이 너무나 극심하기에 순간적으로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을 경험(feeling of death)하는데 이것이 공황장애의 불안증상입니다. 더불어서 공황장애가 일어났던 환경을 피하게 되고 다시 증상이 발생할까 봐 미리 불안감을 경험(예기불안, Anticipatory anxiety)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는 다양한 신체증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계통적으로 분류해 보면,

- 심혈관계 증상으로는 가슴답답함, 가슴통증, 빈맥, 호흡곤란 등.
- 복부 증상으로 구역감(nausea), 구토(vomiting), 복통, 속 답답함 등.
- 전신 증상으로 의식저하, 실신, 손발저림, 떨림, 창백(Faint) 등

위와 같은 신체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체증상은 공황장애에서만 발생하는 특이적인 증상이 아닙니다. 다른 신체적인 질환에서도 발생 가능한 증상입니다. 그렇기에 몸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배제가 꼭 필요합니다. 공황장애의 진단에서 감별해야 할 신체질환과 이를 위해 필요한 검사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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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혈관계

공황장애에서의 다양한 신체증상 중에서 가장 흔하고 환자에게 고통이 심한 증상은 가슴통증, 가슴답답함, 호흡곤란, 빈맥 등의 심혈관계 증상입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심근경색이나, 이형협심증(variant angina), 관상동맥질환, 발작성빈맥(PSVT)에 대한 배제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증상이 발생했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청취(history taking), 심전도(EKG), 심장혈액검사(Cardiac marker)의 시행이 필요합니다. 추가적으로 24시간 심전도(Holter test), 심초음파(Echo), 기립경사검사(tilt test), 부하검사(ergonovine provocation test)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앞선 사례의 환자의 경우는 나이나 성별, 상황을 고려할 때 오랜 시간 서있을 때 일시적인 저혈압이 수반되는 기립성 저혈압(vasovagal syncope)을 배제해야 합니다. 심전도, 기립경사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고 1차례만 증상이 발생했다면 경과 관찰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장기간 서있는 상황은 기립성 저혈압을 시사하지만, 과거력이 없었고 애매한 흉통, 호흡곤란이 동반된 것은 공황장애를 좀 더 시사합니다. 공황장애에서의 흉통은 가슴 위쪽 부위의 통증이고 연관통(Radiation pain)은 발생하지 않아 기질적인 흉통과 구분됩니다. 공황장애에서는 호흡곤란이 두드러지지고 흔하지만 기질적인 이상에서는 심한 협심증이 아니면 호흡곤란이 초기부터 발생하지 않습니다.

 

2) 자율신경항진

공황장애는 자율신경의 항진에 따라서 빈맥, 과호흡, 식은땀, 죽을 것 같은 느낌 등을 보입니다. 기질적으로 자율신경을 항진시켜서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배제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grave's disease), 부갑상선기능이상(parathyroid gland disease), 갈색종(Pheochromocytoma), 부신이상(adrenal gland disease), 당뇨 및 저혈당(hypoglycemia) 등 역시 배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호르몬 검사(성호르몬, 갑상선 포함), 기초혈액검사(혈당, 전해질 및 간-신장기능 포함)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추가적으로 복부초음파, 복부 CT, 갑상선초음파 등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이 자율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주된 물질입니다. 관련된 장기가 갑상선, 부신 등이며 전해질 이상이나 일시적인 저혈당에서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선 환자의 사례에서도 흔하게는 저혈당을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전날 과음을 했다거나 심하게 다이어트 중인 상황 등에서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3) 의식장애

공황장애에서는 의식저하, 실신, 멍함, 느린 반응, 죽을 것 같은 느낌 등을 보입니다. 기질적으로 간질(seizure) 또는 뇌의 혈액순환장애나 종양(Tumor or vessel ds.)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대개는 증상에 대한 자세한 관찰, 자세한 신체검진, 동반되는 증상에 대한 평가 등으로 배제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뇌파검사(EEG)를 할 수 있고 적극적인 검사 시에는 뇌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 시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과도하게 염려를 하고 숨겨진 신체적인 이상이 있을까 봐 걱정을 하는 건강염려증이 병발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지나친 검사를 요구하는 일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필요한 검사를 하였다면 추가적인 검사는 필요치 않고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공황장애는 다양한 신체증상을 보여서 신체적인 문제를 배제해야 합니다. 필수적인 검사와 때로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검사가 있습니다. 환자의 증상과 진료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검사의 종류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초기 면밀한 평가를 했다면 추가적인 검사는 필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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