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용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우울증은 아닌 것 같은데, 주기적으로, 어쩌다 한번 우울해지면 일상이 힘들어요. 어쩌죠?

지금은 20살인데, 고등학교 환경이 특이했어서 그때 조금 무기력해졌어요. 가만있다 울기도 그랬는데 입시 끝나고 온신경을 쏟던 공부라는 할 일이 사라지니까 무서워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제가 좀 이상했었거든요. 길가는데 막 눈물이 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서울시에서 하는 상담 전화가 있었어요. 그거 하고 좀 나아져서 대학도 잘 다녔는데. 2~3달에 한 번씩 엄청 우울해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의욕이 떨어지긴 하는데 게으름인지 무기력인지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이어져와서 잘 분간이 안 가네요.

2학기 되어서 더 심해져서 수업도 빠지고, 과제도 안내서 가족들이 뭐라고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두어 달 전에 울면서 힘든 얘기를 했었고, 그 외에도 운 적이 있어서 가족들이 저에 대해 잘 우는 성격이고, 우울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한번 우울해질 때 생활이 힘들어요. 수업을 빠지고 약속도 다 취소하게 되니까요. 이걸 어쩌죠?
 

사진_픽사베이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용진입니다.

때때로 밀려오는 우울감 및 무기력감 때문에 힘들어하시는군요. 우울증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는데, 혹시 진단은 받아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진단 결과, 우울증이 아니라면 다른 문제이겠지만, 사실 제게는 글쓴이님의 상태가 전형적인 우울증의 증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울증은 진단명이지만, 우울한 상태를 영어로는 ‘depressive episod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episode’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어떤 기간을 가지고 나타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우울증은 항상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괜찮다가, 별 이유 없이도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기간(episode)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더욱이, 글을 미루어보면 우울해지는 기간이 오면 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하셨습니다. 정신건강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이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울감 또는 다른 무엇이 되었든, 심리상의 문제로 일상이 어려울 정도의 힘든 상태가 되신다면 전문적 도움이 필요하신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그저 성격이려니 하면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 없이 우울증상의 반복을 방치하면 증상은 악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울할 때의 증상도 더 심해지고 반복되는 주기도 짧아지게 될 수 있습니다. 

20살이라고 하셨죠?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것인지 판단받기에는 적절한 시기이고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꼭 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려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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