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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지는 3가지 이유 - 정신사회적인 어려움에 대하여

기사승인 2019.01.24  03: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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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무엇인가에 중독될 수 있습니다.

중독성 물질은 신체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중단할 경우에 발생하는 금단 증상은 매우 괴롭습니다. 많은 이들은 물질에 중독되면서 비참한 삶을 살고 다시는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주의 깊게 봐야 할 점 중 하나는 중독자들의 삶이 높은 확률로 좋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중독 이후에는 더욱 비참한 삶을 사게 됩니다.

만약에 좋은 환경이 중독자들에게 제공된다면 어떨까요?
물질의 생리적인 작용 외에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중독의 원인이 되진 않을까요?”
 

사진_픽셀


어떤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특정한 작용을 합니다. 장기간 복용하면 약물이 몸에 익숙해집니다.(중독증상, intoxication)

익숙해진 물질의 사용을 중단하면 금단(withdrawal) 증상이 발생합니다. 불쾌한 금단증상을 피하기 위하여 다시 어떤 물질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약물이 몸에 익숙해지니, 처음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약물의 용량이 증가해야 합니다(tolerance, 내성).

중독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예를 들면, 담배를 피우면 우리 몸의 도파민이 활성화되고 기분도 좋고 힘도 나고 집중도 잘 됩니다. 우리 몸은 담배가 들어와서 몸에 작용하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게 됩니다(중독). 점차 담배를 피우는 빈도도 잦아지게 되죠(내성).

그러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기분이 나쁘고, 집중도 안 됩니다. 불쾌한 감정이 들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는 금단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금단 증상 때문에 다시 담배를 찾게 됩니다.

 

브루스 알렉산더(Bruce Alexander)의 실험입니다.

일반적인 실험실의 쥐에게 모르핀을 섞은 물을 공급하면, 쉽게 중독이 되고 피폐해졌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모르핀 물에만 탐닉하게 됩니다. 그냥 물은 잘 먹지도 않고 일상 활동의 유지도 잘 되지 않습니다.

본 실험에서는 쥐에게 천국과 같은 완벽한 환경(Rat park environment)을 제공했습니다. 놀이시설, 먹이, 잠자리, 친구, 이성 등의 안락한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쥐는 모르핀 물보다 그냥 물을 선호했습니다. 중독 비율은 매우 낮았고 자신의 삶을 문제없이 영위했습니다.

심지어는 중독이 되어 있는 쥐를 넣었을 때 많은 수가 자발적으로 호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학설처럼 중독에 대한 생리적인 기전으로는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 실험 결과였습니다.

 

중독은 분명히 물질의 생리적인 면, 금단증상 등이 주된 원리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쟁터, 암환자, 심한 통증 등의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독한 중독성 진통제는 중독이 되지 않습니다. 상황이 달라지면 약물을 중단하는 게 어렵지 않고 피폐화 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쟁 중에는 통증 완화를 위하여 모르핀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면 모르핀에 의한 문제는 크게 않습니다.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서 문제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사람에게 생리적으로 발생하는 금단 증상 등의 부정적인 요소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약물의 생리적인 작용만이 중독의 원인이 아님을 시사하는 내용입니다.

 

사회적으로 좋지 못한 환경, 우울감, 불안감 등의 정신의학적인 문제가 중독과 연관됩니다. 중독 환자는 사회경제적인 환경이 좋지 못한 층에서 유의하게 많이 발생합니다.

취약한 계층에서 물질에 탐닉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도피처가 됩니다. 현실은 행복하지 않지만 물질에 중독된 상황에서의 행복한 경험(다행감)은 강렬합니다.

약물의 효과를 떠나서는 현실 속에서 불행함만을 경험되고 이에 약물에 몰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약물에 몰입하면 할수록, 현실은 더욱 비참해집니다. 이런 불행함은 약물에 의한 가짜 행복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좋지 못한 사이클에 이르게 합니다.
 

사진_픽셀


중독과 관련된 정신-심리적인 측면 역시 중요합니다. 우울감 등의 정신의학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에서 중독 문제가 유의하게 많습니다.

중년 여성에서 도박 문제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회적으로 높은 층에서도 우울감을 잊기 위해 마약이나 수면제와 같은 물질적인 중독에 빠져듭니다.

어떤 누군가는 도박/반복적인 일탈 행위 등의 행위 중독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우울감, 불안감, 공황증상 등의 불쾌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순간적인 만족을 주는 중독행위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회복이 될 수 있는데, 현실도피적인 방법에만 의존합니다. 이런 중독 행위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더 심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더욱 심한 중독의 상태로 이르게 합니다.

 

사람은 쥐처럼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또한 팍팍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쥐 공원(Rat park environment)과 같은 유토피아 같은 현실은 결코 없습니다. 그렇기에 약물의 생리적인 작용이 중요하고 물질에 중독되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독에 취약할 수 있는 계층에 대한 도움과 관심은 중독의 예방에 중요합니다. 더불어서 정신건강의학과적인 어려움을 가진 분들이 초기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 역시 중독성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일입니다.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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