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의 한 자녀 가정은 2007년 이후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니까 두 집 중 한 집은 외둥이 가정인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외둥이를 기를 때 ‘외둥이는 외톨이가 되니 쉽다’ ‘외둥이는 이기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주변의 선입견 때문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보거나 혹 동생을 낳아달라고 하면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외둥이의 장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외둥이를 둔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전문가들이 외둥이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둥이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의존적이며, 버릇없고 어리광이 심하다’는 생각들은 과연 사실일까요?


외둥이 전문가들은 외동아이들은 형제가 있는 아이보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더 원만하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둥이에 대한 편견은 다산을 장려하며 자식을 풍요와 자산으로 생각하던 옛 시절의 편견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외둥이 연구 전문가들에 의하면 외둥이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외둥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많이 하게 되어 언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뛰어나다
* 부모의 애정을 독차지하며 자라기 때문에 부모와 긍정적인 애착관계를 갖게 된다. 
* 외둥이들은 형제가 있는 아이보다 성취욕구와 호기심이 더 많다.
* 자존감이 높고 상상력과 창의성이 높게 나타난다.
* 자부심이 강하여, 자기중심적이며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한다.

 

아들러가 본 외동아이의 성격 특징

아들러는 출생순위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들러에 따르면 독자들은 가족 내에서 경쟁할 사람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공주병이나 왕자병 증후를 보일 수 있고 유아독존적일 수 있으며, 남들과 경쟁을 피하고 항상 자신만이 옳은 듯이 행동하려는 경향을 나타낼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반면에 어른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는 잘 아는 것은 장점이라고 하였습니다. 

부모는 하나뿐인 자식을 잃어버릴까 봐 일반적으로 불안해하는데 이런 불안한 태도가 아이에게 전달되어 외둥이들이 소심하고 의존적인 성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하기도 했습니다.

 

외둥이 기를 때 주의할 점

사실 외둥이의 장점과 단점은 동면의 양면과 같아서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어 발달이 뛰어나 어른들과는 대화가 잘 되지만 한편 또래들과 대화는 시시하게 느껴져 친구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것처럼 양면성을 보입니다.

부모의 아낌없는 투자와 사랑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의존적인 성격으로 자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외둥이를 기를 때 다음과 같은 점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 과잉보호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기 때문에 과잉보호하지 않아야 합니다.
* 무조건 과잉 칭찬하면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게 되기 때문에 지나친 칭찬은 금물입니다
* 아이를 어른 취급하면 아이는 불안해집니다. 아이를 친구처럼 대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아이에게 완벽해지라는 압박감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부모는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확실한 태도와 지시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진_픽셀


아이가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형제들 간의 놀이 경험이 부족한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기질적으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또래와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해도 책을 읽거나 만들기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지나치게 사교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일도 없이 지내면서 친구 만나기를 피하거나 친구가 없어 심심하다면서도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다음은 집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1) 부모는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부모는 자신의 모든 희망을 외둥이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이의 안전과 행복이 부모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합니다. 이런 불안으로 인한 과잉보호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아이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기대하지는 않는지, 과잉보호해서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로 자라게 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는 우리 아이가 특별하다는 생각에 아무런 생각 없이 아이에게 비싼 장난감을 사주거나 값비싼 옷을 입히는 것도 돌아봐야 합니다.

부모는 설사 이웃이 사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가능한 이웃과 비슷한 수준의 옷차림과 놀이를 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만 튀는 옷차림을 한다면 친구들 간에 따돌림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과잉보호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버릇 들이기

외둥이의 경우 부모가 과잉보호하여 집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부추기다 보면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외아들과 외딸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과 간섭을 피해야 합니다.

옷 입기나 신발 신기 같은 기본적인 자조 행동은 아이가 아무리 서툴러도 스스로 하게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런 사소한 일상을 스스로 해냄으로써 아이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이를 과잉보호하면 아이는 사소한 것도 일일이 물어보고 스스로 의사 결정을 못하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만약 부모가 아이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고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태도를 취한다면 아이는 불안해집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스스로를 위해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확고한 태도와 지시입니다. 부모의 이런 확고함이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것을 부모들은 알아야 합니다. 

유아기 때부터 경험하는 적당한 좌절감은 집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생길 수 있는 좌절감에 대비해 면역력을 키우는 훌륭한 예방주사가 될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3) 아이에게 이기적인 욕구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외둥이는 자칫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충분히 놀이하는 시간을 가지고 자기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는 옳지 않은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야 합니다. 

외둥이는 부모 입장에서 과잉보호하거나 혼자서도 잘 논다는 생각에 방임하기도 합니다. 만약 방임한다면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가정에서 풍족한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를 더 잘 참을 수 있습니다. 반면 가정에서 무관심하게 자랐거나 부모가 방임하면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려고 인간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외둥이는 사랑이 넘쳐서 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편으로 아이들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 방임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4) 아이 수준에 맞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외둥이들은 부모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 언어발달이 또래에 비해 뛰어납니다. 하지만 부모와 대화가 잘 된다고 해서 아이가 말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둥이들은 언어 이해력에 비해 표현력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자기 수준에 맞는 대화가 부족해서입니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와 놀 때 아이 눈높이에 맞는 대화, 아이 수준에 맞는 주제에 대한 대화, 여러 가지 감정표현을 할 수 있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5) 사회성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외둥이들이 형제간의 갈등을 경험하지 못해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유아기 때의 사회성 부족은 학령기가 되면 대부분 해소가 됩니다.

외둥이의 경우에는 유아기 때부터 또래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3세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느끼고 그룹의 규칙도 이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3세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고 인형으로 역할놀이를 하면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합니다.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동소아정신과 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 신경과 정신과전문의
미국 유타주 PCMC 및 유타주립대 소아정신과 연수 (1988~1991)
서울대학교 병원 소아정신과 전임의 수료 (1992),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자격 취득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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