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ADHD, 부모가 잘못 키운 건가요?

기사승인 2019.02.17  11:03:21

공유
default_news_ad1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단 자녀가 검사를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을 받고 나면, 부모가 자신의 잘못된 양육을 탓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때 시댁이랑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아이에게 화를 많이 내고 손을 댔어요.’
‘둘째가 바로 태어나서 아이 둘을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흔히 부모는 자신이 잘못 키워서 아이가 ADHD가 된 것 같다며 자책하고는 한다.

물론 이런 가정환경과 양육환경으로 인해 아동이 ADHD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유전이다.

* 유전: 부모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자식에게 전해지는 현상 [출처: 두산백과]
 

사진_언스플래시


ADHD의 유전

[ADHD의 원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ADHD인 부모의 자녀가 ADHD일 확률은 76%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ADHD 기질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반대로 생각해보면, 자녀가 ADHD로 진단된 경우 그 부모가 ADHD 성향을 가진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부모에게 물어보면 부모 중 한 명이 욱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을 가진 경우를 꽤 자주 접할 수 있다.

보통 ADHD가 의심되는 아동을 처음 진료할 때 현재의 문제와 증상에 대해서도 묻지만, 출생 시 문제는 없었는지, 어린 시절 성격이나 성향, 학교에서의 적응에 대해서도 묻고, 그 당시 부모의 양육과 가정환경, 또 부모의 성격은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묻게 된다. 사실 이런 질문들은 진단하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 원인을 이해하고 동반문제를 확인하려는 목적이 크다.

부모 중에 누군가 늑장 부린다거나 까먹거나 하는 일이 흔하다면, 또 욱하거나 성급하게 행동해서 문제 되는 일이 잦다면, 부모도 ADHD이면서 기질을 자녀에게 물려줬을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게다가 직장에서 자주 다퉈서 직장을 자주 옮긴다면, 소비를 조절하지 못하고 큰 빚을 진다거나 신용불량이 되었다면, 술, 도박, 주식 같은 중독의 문제나 가정폭력의 문제가 있다면, 외도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면 그 부모가 현재 성인 ADHD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성인 ADHD의 증상]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이처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ADHD 성향이 뚜렷하다면, 그 부모의 결혼생활은 어떠했을까? 그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은 어땠을까? 그 가정의 자녀는 잦은 부부싸움과 언어폭력, 신체적 학대, 방임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모습만 보면 부모가 잘못 키워서 아이가 ADHD가 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ADHD인 부모도 자신의 타고난 문제로 인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차라리 부모도 ADHD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 부모도 조부모로부터 비슷한 성향을 물려받은 것은 아닐까?

여기에 ADHD 성향을 물려받은 아이도 말썽부리고 말 안 듣고 사고를 친다면? 부모는 이 아이가 더는 사고를 치지 못하게 하려고 더욱 강력한 통제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ADHD인 아이를 키우다 보면, 원래 부드럽게 양육했던 부모도 더 강압적으로 변하게 되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 아이가 ADHD가 된 원인이 도대체 뭐라는 것인지 너무 혼란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유전적 요인이 보다 중요하고, 여기에 여러 환경적 요인이 추가되어, 두 가지가 상호작용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러면서, ADHD로 진단된 아이의 부모도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어가고, 아이도 피해자이면서 점점 가해자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원인이 왜 중요할까?

그런데 우리는 왜 아이가 ADHD가 된 이유를 궁금해하는 것일까? 이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전부 다 부모가 잘못 키워서라거나 어릴 적 환경 때문이라고만 하게 되면, 과거를 어찌할 수 없기에 자책이나 원망만 하게 되고 아이의 변화를 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반대로 모든 이유가 유전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게 되면 변하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진정한 이유는 선천적인 이유와 후천적인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좋은 점은 우리는 과도하게 자책하거나 남 탓할 필요도 없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어떤 한 가지 방법만으로 완전히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효과가 입증된 방법 [ADHD 치료]부터 사용하시기를 권한다.

 

http://adhd.or.kr/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