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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육아이야기 - 자녀를 화나지 않게 하는 법

기사승인 2019.03.01  0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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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육아가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 육아는 연습이 없고 항시 나를 24시간 대기시켜야 한다는 거예요. 즉, 퇴근이 없다는 거죠.

둘째, 훌륭한 어른이 아니어도 아이를 잘 길러낼 수 있는데, 나는 훌륭한 어른이 아니라는 자괴감 때문이에요. 수많은 육아 서적과 엄마의 자존감에 대해 언급한 책들을 보면 볼수록 나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못난 엄마라는 생각뿐이 안 들죠.

엄마라서, 여자라서 힘든 당신에게 엄마와 여자로서의 자존감 회복이 필요한데요. 다 잘할 수 없지만, 하지 말라는 것은 딱 한 가지는 안 할 수는 있어요. 바로 아이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거예요.
 

사진_픽셀


분노라는 감정의 성질을 알아야 하는데 분노는 모든 긍정적인 감정을 순식간에 없애버리는 불화살 같아요.

정신과 의사로서 임상에서 관찰한 바로는 자녀들에게 크게 자기의 뜻을 내세우며 부모에게 대드는 세 번의 위기가 찾아오는데요. 엄마에게 분리를 시작하는 개별 분리화의 3세, 사춘기가 시작되는 십 대 초반 그리고 서른 살의 성인자녀예요.

그때 오직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녀를 화나게 만들지 말라는 거예요. 부모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똑같이 반응하여 화내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야 해요.

 

많은 부모들이 쉽게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는 자식과 자신을 구분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부모는 자녀가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고 지레짐작하면서 불필요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본인의 바람을 부과하고 다른 집 아이들과 자꾸 비교하면서 상처를 받아요.

자녀를 대할 때 감정적으로 어렵다면 아이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먼저 부모 자신의 마음도 살필 수 있어야 하는데요.

내가 우리 아이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할까 신경 쓰는 것이 아닌지, 우리 아이에게 일어날 일이 불안한 것은 아닌지, 부모에게 막하는 아이에게 화난 것은 아닌지, 자녀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것은 아닌지, 인생을 잘못 산 것 같이 자기 연민에 빠지지는 않는지, 배우자와 관계가 좋지 않아 아이에게 배우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아닌지 내 상태를 살펴보자는 이야기예요.

내 상태가 비판하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칭찬을 더 해주고, 잔소리하는 부모라면 아이의 말을 먼저 들어주어야 하고, 판단하는 성격이라면 내 기준을 내려놓고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해주어야겠죠.

아이를 내 맘대로 조종하려는 부모는 자신이 하는 말을 먼저 관찰해보면, “이게 다 너 잘되라는 소리야. 네가 말을 안 들으니까 그래.” 하면서 욱하기 쉬워요. 욱하는 부모는 아무리 자녀에게 잘해주어도 한 번에 만사가 헛것이 되어 버린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다음은 자녀와 대화할 때 갈등을 피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라는 거예요.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면 자녀는 거절감을 가지기 쉬워요.

진료실에서 아이가 부모와는 더 이상 말이 안 통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알고 보면 부모의 대화법에 문제가 많이 있어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녀를 혼내게 되면 아이는 수치심을 가지게 되고 자신에게 모멸감을 준 부모에게 화나게 되어 부모에게 자기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혼을 낼 일 있다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다음 부모의 감정을 추스르고 아이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탓해주세요.

 

두 번째는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되도록 피해야 해요. 아이들은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아요. 그게 정상입니다.

아동학대가 꼭 체벌이 아니더라도 비난이나 폭언, 편애, 방치 등이 다 폭력이고,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돼요.

꼭 체벌이 필요한 경우는 반복되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 부모와 합의된 상과 벌의 개념으로 미리 약속된 경우에만 해당되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감정이 묻어난 매를 들게 되고, 아이는 그것을 알고 분노로 반응하게 돼요.

아이들이 화나는 경우의 대표적인 예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부모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부모는 화나게 하는 존재일 뿐인 거죠.

아이가 잘할 수 있는 일인데도 기다리지 못하고 대신해주려는 완벽주의 부모는 아이의 시행착오를 본인들이 더 두려워해요. 아이와 함께 단호한 원칙을 세우되, 일관성 있게 이행하도록 해야 해요.

 

세 번째는 아이는 엄연하게 부모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해요.

절대 내 방식대로 생각하면 안 돼요. 어른인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어요.

내 아이가 이랬으면, 나보다 이런 걸 더 잘했으면, 인생을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았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늘 칭찬받았으면 등등 이런 생각들을 내려놓아야 해요. 심지어 부모의 욱하는 모습은 배우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꼭 닮는 것 아시죠?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화나게 만들지 않는 기초예요.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아이로 남게 된다면 그 아이는 앞으로 자신에게, 그리고 부모에게,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 분노하게 되어요.
 

사진_픽셀


말은 쉽지만 행동이 어렵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연습문제1) 만일 엄마가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상황인데 칭얼대는 어린아이.

1) "그래, 알았어" 하면서 같이 나간다.

2)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휴대폰을 줘버린다.

3) "엄마가 기다리라고 했지?" 화내면서 혼낸다.


강의에서 보면, 대부분 2번을 선택하세요.

휴대폰을 보던 아이는 얼마 있다가 또 징징대면서 엄마를 조를 거예요.

엄마는 정확하게 몇 분 후라고 시간을 말해주고 단호하게 말해서 자기가 나가고 싶은 것을 참는 것, 그리고 시간 간격을 늘려 나가는 연습이 필요해요.

잘 기다린 아이에게는 “그래 오늘 참 잘 기다렸네. 엄마를 기다려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세요.

 

(연습문제2) 매일 술 먹고 늦게 귀가하는 대학생 딸과 부딪히는 아버지.

1) 이제 성인이니 부모 말을 듣겠나 싶어 그냥 둔다.

2) 엄마에게 알아서 하라고 미룬다.

3) 그렇게 살려면 내 집에서 나가라면서 화를 낸다.

 

대부분 3번이 많더라고요. 심지어 대학생 딸의 늦은 귀가에 분노하여 따귀를 때린 아버지도 보았어요.

성인 자녀는 비난해서는 대화를 이어갈 수 없는데 자기도 이제는 성인으로 부모에게 할 말이 있기 때문이에요.

먼저 부모가 살펴본 자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해요.
“아빠가 그럴 권한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요 며칠 계속 12시 넘어서 들어오고 술을 마시는 것이 자제가 안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의 딸들은 어이없어할 거예요. 그 순간, 아버지는 날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한번 참고 반응하지 않아야 해요.

여기서 단호하게 아버지의 입장을 전하세요.
“지금은 부모 밑에서 지내고 있으니 부모가 보기에 합당하지 않은 생활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겠지만, 그것들이 다 너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란다. 한 집에서 살면서 귀가시간에 대한 규칙은 엄수해줬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말하면 딸은 독립을 불사하지 않은 한 귀가시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문제는 계속 협의해야 하겠죠.

“룸메이트를 얻어서 집에서 나가서 살게 되어도 그 친구와 정한 원칙은 지켜야 한다. 오히려 더 엄격할 수도 있다. 학교 분위기가 그러하니 늦게 집에 귀가하더라도 12시는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감정이 섞이지 않은 이성적인 성인대성인의 대화를 이어간다면 자녀도 부모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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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ifestylist@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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