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영화 속 마음을 읽다]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순재입니다.

- 우리는 모두가 한 때 요즘 말로 '리즈 시절'이라 부르는 빛나는 시기가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세상이 나를 위해 준비된 무대라 생각하고 거침없이 무대의 계단을 오르던 그 시기 말이죠. 젊음과 패기라는 두 날개를 달고 세상을 날아다니던 그 시기에 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주인공이었고 나의 고난마저 신화 속 영웅의 시련으로 생각될 만큼의 낭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고, 현실 속에서 구르며 우리는 싫어도 깨닫게 됩니다. 사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었고, 나에게 닥쳐오는 시련과 고난 또한 그렇게 특별하지도, 그렇게 숭고하지도 않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백만의 평범한 사연 중 하나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특별함이 평범해지고 타인과 나의 구별점은 사라지고, 이 세상 유일무이의 하나뿐인 보석이 바닷가의 모래알들 중 하나로 변하는 그 순간, 나는 사라져도 세상에 아무런 흔적조차 남지 않는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떨어지죠. 당신은 그 순간을 견딜 수 있나요?

(본 영상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