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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상] 2.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그리고 김상교

기사승인 2019.03.22  07: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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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남자가 클럽에 놀러 갔다가 시비가 붙었다. 시비가 붙은 사람은 클럽 직원이다. 그 남자는 클럽 손님인데. 이게 웬 걸. 큰 도로변에서 클럽 직원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를 당했다.

시비가 어떻게 붙었는지는 우리는 모르겠다. 둘의 주장이 다르니까 알기도 어렵다. 어떤 일이든 맥락 파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건 앞 맥락이 어찌 됐든 간에 상관없이, 한마디로 개판이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2019년 대한민국 ‘인간’ 세상의 일이 아닌 거 같다.

영업장 직원이 손님을 대로변에서 집단 구타를 한다? 클럽이 아니라 호프집, 음식점이나 영화관 같은 다른 영업장이라고 상상을 해본다면? 정말 쉽게 상상이 되지를 않는다. 오히려 손님들이 갑질을 해서 점주나 알바생들이 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다. 도대체 이 클럽은 무슨 자신감이 있길래 손님을 대로변에서 집단 구타를 했을까?

그 남자는 많이도 많이도 억울했을 거다. 이럴 때 쓰라고 법치국가 대한민국에는 경찰이 존재하는 것일 테다. 그 남자도 당연히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로 배웠으니까. 드디어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라?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가 된다. 현장과 가해자에 대한 조사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남자만 연행되어 간다. 경찰은 변명을 한다. 그 남자가 쓰레기통을 발로 차고 업무방해를 해서 그랬다고.

이유야 갖다 붙이면 수백, 수만 가지 만들어내는 건 일도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아무리 아무리 양보해도 쌍방폭행 아닌가? 그리고 폭행의 정도만 봐도 클럽 직원에게 더 귀책사유가 있는 게 아닌가? 나라도 그렇게 맞으면 쓰레기통 발로 차고 부수고 싶겠다.

클럽 직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 남자만 연행해간 것은 어떻게 또 변명을 할지는, 내 상상력의 한계인지,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우리나라 경찰에게 필요한 건 정의로움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합리화할 수 있는 상상력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많은 사건들이 묻혀왔을 것이다.

이 사건이 김상교 씨에게만 우연히 특별히 단발성으로 생긴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단발적인 일이라기에는 경찰과 클럽 직원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럽다. 늘 그래 왔다는 듯이. 그 말은 김상교 씨 이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고, 버닝썬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소에서 억울한 일들이 생겼고, 이 이후에도 수많은 억울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생길 예정이라는 뜻일 테다. 이참에 반드시 바뀌어야 할 문제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김상교 씨 체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사진_픽사베이


이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티즌들의 표현대로 김상교 씨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나비효과가 되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고름은 결국 터지게 되어 있다. 승리, 정준영, 경찰‘총’장 등 암막 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일들이 무대 중앙으로 모셔졌다.

어떤 일이든 해결의 출발은 그 대상을 공개된 밝은 장소에 올려놓는 일일 테다. 보지 않고 해결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동안 권력층들이 자주 썼던 방법도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었으니까. 밝은 무대에 나온 것은 정말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때문에 네티즌들이 우려하던 일들이 있었던 거 같다. 승리, 정준영 사건 때문에 장자연, 김학의 사건이 묻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심증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권력층의 비리가 있을 때마다 연예계가 방패막이로 쓰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이번에도?’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사건이 한 데 묶여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도 모두발언에서 이 세 가지 사건을 묶어서 발언하였다. 야당에서는 ‘야당 당대표 죽이기’,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는 모양새인데, 그게 야당의 역할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악수가 아닐까 한다.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고, 우선시 되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정치적 프레임 때문에 묻혀야 할 그런 작은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67%의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수사 지시는 적절한 조치라고 응답하였다. 이 세 사건이 묶일 수밖에 없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이를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고의적인 부실수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회 특권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의 서두를 김상교 씨 이야기로 시작을 했다. 솔직히 필자에게는 장자연, 김학의 이야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 뭔가 피부에 와 닿지도 않고 남의 별 이야기 같다. 그 정도의 권력층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일 테다. 그런데 김상교 씨 이야기를 보면 범접 불가능한 권력층과의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에서 경찰과의 유착을 통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녹색창에 ‘김상교’를 검색하면 ‘김상교 집안’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는 것이다. 그리고 ‘있는 집 자식이다’는 내용의 글들이 나온다. 결국 돌고 돌아 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명제에 다다르는 모양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필자도 사건을 접하면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분노의 마음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그러한 끓어오르는 분노의 감정과는 별개로 이러한 사건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분노의 감정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필자는 다음 명제들이 사실에 가까운 명제라고 생각한다. 

1. 사람은 죄를 짓더라도 이를 무마하고 싶어 한다.
2.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움직일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결국 돈이다.
3. 사람은 돈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행위를 통해 받은 만큼 갚으려 한다. 

이 명제들이 사실이라면,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사건들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당연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1번 명제에서 죄를 짓는 것부터 바라볼 필요는 있다. 그러려면 성선설, 성악설에 대한 이야기도 필요해지겠지만, 논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대신 필자가 출연진으로 참여해서 촬영한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성선설, 성악설’ 영상을 참조해주셔도 좋겠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인간이 성선설에 합당하다면 법이라는 게 필요할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조그마한 교통 법규라도 어겨보지 않았는가? 물론 정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것은 결국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고, 어느 정도까지는 나쁜 거냐.’라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만든다.
 

사진_픽사베이


필자는 김학의, 윤중천, 승리, 정준영 등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종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 사회에 늘 존재할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존재해도 된다.’는 당위성의 언급이 아니라, 사실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어느 시대나,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은 그 사람들 한 명, 두 명 처벌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을 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공통된 심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간이 하고 있는 일들이니까. 그래서 ‘정신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에서 그것을 다뤄보고자 한다. 지면 관계 상 이번 글은 서론적인 의미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관련 글들을 보면 ‘사건과 연관된 인물에 대한 악플’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그러한 행동들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데 상대적으로 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저변에는 ‘그 인물들만 처벌받으면 문제가 해결이 된다.’는 논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그 인물들만 처벌을 한다고 해서 절대 해결이 되지 않는다. 또 반복이 될 게 뻔하다.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 그것을 바탕으로 한 구조적 접근법일 테다. 다음 연재에서 관련된 내용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 사건들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이번 글은 마무리하고자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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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bella 2019-04-24 21:45:05

    문재앙이 푸시하던 윤지오는 요즘 뭐하나요신고 | 삭제

    • 화재앙 2019-04-20 17:31:06

      김학의 전 법무 차관은 지난 2007년 2월, 검사장급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승진 여부가 불투명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인사 발표 직전, 검사장급 지검장 한 명이 사퇴를 하면서 검사장 자리에 공석이 생겼고, 김 전 차관도 승진 인사에 합류했습니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는 한 지인에게 이때 자신이 김 전 차관에게 도움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범여권의 유력 정치인에게 승진을 부탁했고, 이후 실제로 승진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겁니다신고 | 삭제

      • ㅇㅇㅇ 2019-03-24 07:13:02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요. 그런 범죄는 반복되니 어쩔수 없다는 말인지요?
        그렇게 해도 세상이 변화되지않으니 ㅇㅇㅇ 참 답답하군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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