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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정신과] 이혼을 앞둔 부모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기사승인 2019.04.10  08: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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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쏭달쏭 정신과, 열다섯 번째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이혼-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상처

결혼식은 우리가 인생에 손꼽는 환희의 순간들 중 하나입니다. 결혼식 때, 많은 가족, 친척, 친구들을 초정하여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굳은 약속과 결심은 때로는 차갑게 변하기도 합니다. 이혼은 결혼만큼이나 쉽지 않은 결정으로 인생에서 큰 상처를 남깁니다. 정신과 의사인 토마스 홈즈(Thomas Holmes)와 리차드 라헤(Richard Rahe) 박사는 일생 중 겪는 스트레스 사건들을 객관화하여 점수를 매겼습니다. 배우자의 죽음은 10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혼이 73점으로 2위에 해당됐습니다. 이처럼 이혼은 결혼 당사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임이 틀림없습니다.

 

# 이혼, 완벽한 관계 정리는 가능할까?

이혼이 설레고 즐거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상대 배우자에 대한 실망, 슬픔, 분노, 아쉬움 등 부정적인 감정이 압도적으로 많을 듯합니다. 이혼 과정에는 이혼 귀책사유의 규명, 재산 분할, 친권 및 양육권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바라보는 태도, 절차, 방식은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혼은 두 성인의 법적, 정서적 관계 종결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경우, 두 사람의 관계는 자녀 양육이라는 공동의 과제가 남아 있기에 여전히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 그렇다면 어떻게 이혼할 것인가?

이혼을 결심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바로 자녀입니다. 이혼의 방식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태도, 법적 절차 등에 따라 협력적 이혼, 냉담한 이혼, 적대적 이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협력적 이혼: 가장 바람직한 이혼 방식

협력적 이혼을 하는 부모들은 이혼 전 분노, 슬픔,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처리하려 노력합니다. 필요한 경우 이혼 과정 전, 후로 정신과 의사, 부부 상담가 등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와 함께, 이혼 후에도 자녀의 주거주지, 비거주 부모의 방문 일정, 상급 학교 진학, 자녀의 결혼 등 양육 사안에 대해서 함께 의논하고 협의합니다. 이혼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서로의 감정을 억제하고 협력하는 이유는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냉담한 이혼: 최소한 부모의 역할

이혼을 하는 모든 부모들이 이상적인 방식으로 이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해서 최소한의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그 방법이 냉담한 이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냉담한 이혼 방식의 부모들은 상대방에게 상처 받고 실망하고 분개하며 이런 감정을 종종 서로에게 표출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녀들 앞에서는 갈등을 숨기고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혼 후에도 공동 양육이 가능한 이유는 당사자 사이에 적절한 심리적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적대적 이혼: 바람직하지 않은 이혼 형태

적대적 이혼을 하는 부모는 자녀들 앞에서 상대방에게 감정을 과격한 형태로 분출하며 이혼 책임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친권과 양육권, 재산 분할 문제로 지루한 법적 소송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이혼의 경우 한쪽 혹은 양쪽 배우자가 우울증, 불안 장애, 성격 장애 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배우자는 이혼을 하였지만 너무 과거의 갈등에 강박적으로 몰입하기에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결혼을 유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혼 형태는 관계가 예측 불가능하고 변덕스럽기 때문에 추후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이혼 과정에서 일부 부모님들은 힘든 감정을 어린 자녀들 앞에서 표현합니다. 이와 함께 배우자를 비난하고 험담하며 이에 동조하도록 압박합니다. 때로는 누구와 함께 살지 스스로 결정하라는 등의 감당하기 힘든 역할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이혼을 정서적으로 견디기 힘든 부모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부모와 자녀의 역할의 역전되어 아이가 부모를 돌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아이는 부모 상실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가정에서 부재한 부모 역할을 하며 일시적으로 성숙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 후에는 우울증, 품행 장애, 성격 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녀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지만 부모를 돌보는 것이 자녀의 의무는 아닙니다.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아이는 아이다워야 합니다.

 

# 이혼을 앞둔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당부

이혼 후 당사자 사이 관계는 끝났겠지만 자녀가 있는 경우 부모 역할 의무는 지속됩니다.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십니까? 그렇다면 자녀 양육이란 공동의 과제를 위해 상대 배우자와 긴밀하게 협력해 보세요. 당신의 자녀는,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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