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6세 이전 영유아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도 우울할까요? 어떨 것 같으세요? 어른 생각으로는 대체 아이들이 걱정할 게 뭐가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

아이들, 특히 어리면 어릴수록 정서에 대한 조절 능력이 부족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감정 조절 능력은 인지, 언어, 운동발달 등 전체적인 발달이 진행되면서 점차 좋아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 발달은 말을 많이 듣고 모방하고 의사표현을 하면서 늘고, 운동발달은 직접 걷고, 뛰고, 쥐어보고, 써보고 하면서 늘게 됩니다.

 

그렇다면 감정조절 능력의 발달은요?

감정조절은 감정조절을 당해본 아이가 잘하게 됩니다. 어떻게 잘하게 될까요?

영유아기에는 주로 주양육자와 관계에서 조절 능력을 획득하게 됩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감정에 대해 부모님들이 이를 수용하고 다시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좋아지게 됩니다.

흔히 아이들이 울면 셋 중에 하나, 배고프거나, 배변했거나, 자고 싶거나 라고 하지요? 이렇게 아이들이 울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해주는 것, 무엇이 불편한지 살펴주고, 빨리 해결해주는 것. 이런 것들이 감정조절 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들입니다.

이런 감정조절 능력은 아동 고유의 기질(타고난 성격)에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기질을 크게 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늦된 아이로 분류하는데, 감정조절 능력 또한 아동의 고유한 기질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까다로운 아이가 어렵고 부모를 힘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조절 능력은 주양육자와의 분리(이혼, 별거, 사망, 주양육자의 정서적 문제 등)로 인해 결핍이 있게 되면 더욱 발달이 어렵게 됩니다.

 

사진_픽셀

 

감정적인 어려움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이러한 감정조절의 어려움, 혹은 정서적 어려움은 일시적으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문제를 보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 성인기의 불안, 우울, 물질중독과 같은 정신과적 질병과 연관이 있는데, 우리가 말하는 우울증, 분리불안장애, 공황장애, 반항장애, 파탄적 기분장애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감정조절 능력의 어려움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요?

크게 우울과 불안으로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감정이 잘 분화되지 않아서 우울과 불안을 정확히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보이는 모습에 따라 영아기 우울증, 분리불안장애,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inhibition to novelty disorder(DC:0-5에서 명명한 것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억제'라고 해석)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유아의 아동이 보이는 내재화 증상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표_조성우

 

그렇다면 모든 이런 증상들은 병인가요?

아닙니다. 이런 증상은 발달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이와 양육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면, 병적인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과 양육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거나, 상당기간(2주 정도) 이상 지속되고 있거나, 이로 인해 아동이 해야 할 것을 못하고 있거나, 언어/인지/사회성의 발달이 지체되고 있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언어발달이 충분하지 않고 감정 분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자기의 상태를 스스로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의 인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만 3세 이전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아이의 증상은 대개 아이를 둘러싼 환경과 연관이 많습니다. 부모의 알코올 중독, 우울, 불안, 가정의 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최근에 급격한 환경적 변화 - 이사, 전학, 양육자의 교체 등도 연관이 있습니다. 

일단 아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고, 가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좋아질 수 있을까요?

물론 아이들은 어른에 비하면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놀이입니다. 화가 나는 것, 슬픈 것, 극복하고 싶은 두려운 것들을 놀이를 통해 반복해서 숙달하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물론 부모가 잘 도와줘야 합니다. 부모와의 편안한 감정적 교류를 돕고 환경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도록 부모에 대한 개입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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