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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이후에도 ADHD가 생길 수 있나요?

기사승인 2019.04.25  08: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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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클리닉을 방문하는 비교적 젊은 연령의 상당수는 자신이 ADHD가 아닌가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매에서 이런 인지기능 저하가 잘 나타나지만, 노년층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20-30대에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는 문제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마련이지요.

​"성인ADHD"라 부르는 것은 ADHD의 증상이 성인이 되어 나타나거나, 아동기 ADHD와 다른 질병이기에 구분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별도의 진단코드가 있는 진단명도 아니지요.

​기본적으로 ADHD는 신경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로 아동기에 생겨 오랜 기간을 두고 문제가 지속되는 질병입니다. 발달하면서 증상과 그로 인한 문제의 모습이 달라지는데, 성인기의 특징이 아동 시기에 생기는 것과 다를 수 있어 구분하기 위한 명칭일 뿐 근본적으로 다른 질환은 아닙니다.

​성인기에 생긴 ADHD가 별도의 질병이라는 가설도 있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성인기에 생겼다기보다는 늦게 발견되었다고 보는 게 맞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많게는 치료받지 않은 ADHD의 절반 정도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경우에 증상을 모르다 성인이 된 이후에서야 문제를 알게 될까요? 그리고 왜 진단이 쉽지 않을까요?

​※ 주의(Attention): 어떤 경험(내외적 자극에 가까운 것)에 대한 의식의 흐름에 대한 기술로, 여러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중요한 자극에만 주의를 돌리고 유지하는 것을 집중(concentration, focused attention)이라 합니다.

 

사진_픽셀

 

1. 잘 대처하고 있는 중이다! (Compensation / Coping skill)

​증상이 있더라도 이를 미리 알고만 있다면 나름대로의 보완 방법으로 학업 기능, 대인관계, 직업기능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남들보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파악했다면 남들이 한 시간이면 외울 것을 30분 더 투자해서 따라잡는 식의 방법입니다. 또는 실수가 잦다 보니 한 번 확인할 것을 두 번, 세 번 확인하며 실수를 줄이는 방법 등도 있지요.

​그리고 학창 시절에는 부모님, 가족, 선생님과 같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조력자들이 있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학업은 어느 정도 성취할 수 있지만, 사회에 나와 그러한 도움이 갑자기 줄어들기 때문에 이 연령대에 주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능이 우수한 경우에는 주의력이 떨어져도 성적이 괜찮게 나오기 때문에 학창 시절에는 크게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부는 별로 안 했는데 몇 번 책만 봐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지요.

 

2. 현재의 증상 + 과거의 진단

미국 정신과협회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ADHD는 12세 이전에 증상이 발생하여야 합니다. 이전 버전에서는 그 기준이 7세였으나 과소 진단되는 경향이 있고, 진단이 어려워져 최근 12세로 변경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초등학교 시절에 생겼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발달장애이면서 이러한 진단의 문제로 12세 이전의 증상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큰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성인 ADHD를 진단하는 확정적 진단도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 면담 평가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여러 평가 도구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거 증상과 현재 평가 시점의 불일치가 발생해서 100% 정확하다 하기 어렵지요. 따라서 가족과 주변 사람의 보고(사실 이것도 기억의 왜곡으로 인해 부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 false positive paradox), 당시 기록(생활기록부, 일기, 동영상 등)을 토대로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

3. 다른 증상이 더 두드러지고, 구별이 쉽지 않다.

​짧게는 7-8년, 길게는 10년-20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다 보니 ADHD의 핵심증상으로 인해 여러 영역에서 기능 저하가 생기게 됩니다. 충동 및 감정조절, 수면 위생과 같은 일상생활 관리에서부터 학업, 대인관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의 문제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 좋지 않은 결과를 항상 접하게 됩니다.

​목표 달성의 실패, 크고 작은 실수, 조급함, 위험한 행동 등이 반복되면서 주변에서 게으르고, 특이하고, 이상하고, 말을 잘 안 듣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자존감이 점차 낮아집니다. 불안과 우울이 생기고, 술이나 담배, 약물과 같은 것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ADHD로 인해 동반되는 다른 질환의 경우도 있고, ADHD가 없지만 다른 질환으로도 같은 주의력 저하의 핵심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ADHD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증상이 다 맞고, 기능 저하가 있는 53%의 청소년, 83%의 성인이 연구의 시작 단계에서 진단이 배제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다른 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즉, ADHD로 인해 다른 질병이 동반되었거나, ADHD가 없이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주의 깊은 평가가 필요한 것입니다.

 

성인기에 ADHD를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진단이나 치료가 제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랜 기간 문제를 일으켜온 부주의함과 충동성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것으로 삶이 바뀌고 생활의 질이 달라질 수 있으니 합리적인 의심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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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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