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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장애는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과 같다

기사승인 2019.05.31  05: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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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정신과 질환 중에서 공황 장애가 있다. 공황 장애는 갑작스럽게 심한 불안발작과 아무런 예고 없이 다양한 신체증상들이 나타나는 불안장애 중 하나이다. 공황장애에서 공황은 갑작스럽게 생기는 심리적 불안상태를 말한다.

공황이란 단어가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는데, 1929년 10월 미국 주식의 갑작스러운 폭락을 대공황이라고 일컫는다. 이때 당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파탄'(the Crash)으로 이어졌다. 주식 가격의 폭락으로 기업들은 엄청난 자산 손실을 입었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이렇게 시작된 주가 폭락은 단순히 과잉생산으로 인한 공업공황뿐만 아니라, 농업공황, 금융공황, 자본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통화공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었다는 점에서 대공황이라 불린다. 이처럼 생명에 위협을 받는 극심한 불안 상태를 공황이라고 한다.

정신과에서는 극심한 불안상태를 단지 공황이라고 부르지 않고 공황장애 또는 공황발작이라 진단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이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지만 임상적 양상은 다르다. 우리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이때 공황발작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을 의미하며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은 공황장애를 의미한다.

 

사진_픽사베이

 

공황발작이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갑작스러운 공포감을 말한다. 이때 공포감은 너무나도 커서 마치 몸안에서 원자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은 당장 죽을 것과 같은 강렬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숨이 막히고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게 되는 등등 여러 가지 격렬한 신체적 고통이 엄습하게 된다. 이런 공황발작은 전 세계적으로 나라마다 유병률이 거의 같고 문화권이 다르더라도 증상이 똑같으니 생물학적으로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이런 공황발작은 인생에서 한두 번 정도 있다. 이런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경우는 매우 많아 연구에 따르면 전체 성인 인구의 30% 정도가 한차례 이상 공황발작이 있었다고 한다. 즉 자라 보고 놀라는 것은 전체 인구의 30%지만 대개 경우 자라는 인생에서 한두 번 보는 것만으로 그친다. 따라서 이런 경우 공황장애라고 진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서는 몸속에 터진 원자 폭탄의 워낙 강해서 원폭 후 오랜 기간 동안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혹시나 원자 폭탄이 내 몸속에서 다시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되어 혼자 있는 것이 불안하거나 아니면 사람 많은 곳을 가지 못하거나 또는 원폭 맞았던 장소에 도저히 가지 못하게 된다. 처음 상황이 비행기 속이었다면 비행 공포증이요, 폐쇄적인 장소에서였다면 폐소 공포증이 되고 높은 곳이었다면 고소 공포증이 되는 것이다. 즉 실제로는 내 몸속에서 원자 폭탄이 터지지 않지만 원자 폭탄이 터졌던 유사한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터지지 않을 원자 폭탄이 터질까 봐 불안에 떨게 된다. 즉 자라를 보지 않았지만 자라의 등과 유사한 솥뚜껑을 보고 불안에 떨게 되는데 이를 공황장애라고 한다.

 

공황 장애 치료는 약물 치료를 하면서 인지 행동 요법을 병행하게 된다. 인지 행동 요법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을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행복한 경험이나 불행한 사건들과 같은 강렬한 감정이 들어간 일들은 잘 잊히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강렬한 감정과 동반된 사건들이 대뇌변연계란 기관에 따로 보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가 떨리는 분노나 마음속에 사무친 기억들이 잊히지 않는 것처럼 공황발작과 같은 강렬한 경험이 잊히지 않고 공황발작이 발생한 유사한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는 발작 증세에 심한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솥뚜껑을 보고 자라가 나타날까 봐 놀라는 인지 과정들이 기계적으로 자동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 행동 요법은 자라 등과 솥뚜껑이 단지 유사할 뿐이지 솥뚜껑이 불안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교육하고 경험하도록 하면서 자라 등이 솥뚜껑으로 자동적으로 인식하는 연결 구조를 끊도록 하는 데 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을 공황발작으로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심한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몸속에서 조금이라도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죽을 수 있는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병원 쇼핑하듯 이병원 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기도 한다. 그러나 공황발작으로 사망한 경우도 없고 공황발작은 다시 발생하는 일은 없다. 내가 만약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면 꾸준한 약물치료로 불안감을 감소시키면서 나를 괴롭히는 불안감이 죽음으로 몰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공황장애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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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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