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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은 정말로 실수일까?

기사승인 2019.06.03  0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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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 선수가 다음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접촉 사고를 냈고 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삼성구단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레전드였던 그는 곧바로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보장된 미래와 영광, 지도자의 길, 모든 것이 불투명해지고 말았지요.

박한이뿐만 아니라 과거 다른 야구선수나 유명 연예인들의 끊임없는 음주사고가 매번 발생해왔습니다. 대리기사를 부를 돈이 없었을 리도 없고, 적발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재발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사진_픽스히어

 

1. 이 정도면 안 취했어. 운전해도 돼, 사실일까?

술에 취하면 가장 먼저 우리의 전두엽이 마비가 됩니다. 전두엽은 우리 몸의 판단력과 실행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 이상이 오면 우리는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게 되고 쓸데없는 고집을 계속 부리게 됩니다. 술을 조금이라도 마신 상황이라면 자신의 판단력이 평소와 같지 못하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술은 우리 뇌의 두정엽을 마비시켜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연결하는 부위의 반응속도를 느려지게 만듭니다. 판단력과 반응속도, 공간인지능력 등이 떨어진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일입니다.

 

2. 술 먹은 다음 날 걸린 건데... 좀 봐주는 게 맞지 않을까?

운전자가 사고 전 섭취한 술의 종류와 음주량, 체중, 성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시간당 0.015%씩 감소합니다. 따라서 혈중농도가 0.05%만큼 떨어지기 위해서는 3~4시간 정도가 필요하지요. 다음날 아침 9시경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65%였다면 그날 새벽 5시경에는 0.1%가 훨씬 넘었을 것이고 보행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을 겁니다. 아마 밤을 새워서 술을 마셨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런 경우엔 명백한 잘못으로 판단됩니다.

 

3. 몇 잔을 먹어야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나요?

우선 정답은 소주 한잔만 마셔도 운전은 절대로 해선 안된다, 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알코올 분해 속도는 운동이나 근육량보다는 간의 알코올 분해효소의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일반적인 체중 70kg의 남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소주 3-4잔을 마시면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0.05%에 도달하게 됩니다.

 

4. 술 마신 친구가 운전을 하겠다고 고집하면?

이미 판단력과 인지기능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너 그러다 큰일 난다.”는 식으로 말리고 설득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업습니다. 무조건 자동차 키를 뺏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리운전기사에게 전달하거나 친구의 가족이나 지인을 불러야 합니다. 나 벌써 다 깼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면 마지막 술을 마신 시점에서 몇 시간이나 지났는지, 술의 종류마다 각각 포함된 알코올의 양을 위드마크 공식에 대입하여 역추산으로 현재 알코올 농도가 얼마인지 본인 스스로 계산해보게 하십시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울 겁니다. 그냥, 절대로 운전을 하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몇몇 사례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부분도 있고, 정상참작을 해줄 여지가 있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음주 운전에 대해서는 상황의 개연성을 따져서는 안 되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야만 하며 이유를 막론하고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물의가 아닌 개인의 건강을 고려해볼 때도, 음주운전을 야기할 만큼의 만성적인 음주습관과 안전에 대한 소홀함은 뇌 전반에 대한 기능 손상과 판단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정말 철저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통해 팬들에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사례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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