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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정신과] 유소아 방송 전성시대,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기사승인 2019.08.04  10: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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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쏭달쏭 정신과, 열아홉 번째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지금은 유소아 방송 전성시대

광고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3B라는 법칙이 있습니다. 3B는 Beauty(미인), Beast(동물), Baby(아기)를 의미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이용하면 성공적인 광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3B 법칙은 비단 광고뿐만 아니라 방송에도 적용됩니다.

최초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 <GOD의 육아일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2000년, 그 당시 이 프로그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지상파에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내의 맛>,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등이 절찬리에 방영 중입니다. 최근 가장 핫한 미디어인 유튜브에서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과 키즈 유튜브 채널은 3B 중 Baby(아기)를 이용한 것입니다.

 

# 왜 우리는 작은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는가?

우리는 우연히 길거리, 엘리베이터 혹은 대형 마트에서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를 보면 “귀엽다”라는 감탄사를 냅니다. 또한 강아지, 새끼 고양이 등 어린 동물을 보면은 쓰다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 작은 생명체는 귀여운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인간은 눈코입이 몰려 있는 개체에 대해 귀여움을 느끼며 이런 특징은 아기, 동물들의 새끼, 애완동물에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귀여움은 다른 동물로부터 보호본능을 유발합니다. 즉 귀여움은 생명체가 외부 환경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생존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업 방송은 아기의 귀여움과 어른들의 보호본능을 이용하여 쉽게 시청률과 조회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_픽셀

 

# 유소아 출연 방송 내용,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상파 육아 프로그램과 키즈 유튜브에서는 부모와 자녀 혹은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보여 줍니다. 집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함께 게임을 하고 간단한 교과 과목을 학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유소아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차별화가 필요했고 더욱 자극적인 내용들이 방송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으로 서민들은 이해하기 힘든 값비싼 육아 용품의 소개, 소아가 먹기 힘든 음식 먹방,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소아에게 겁을 줘서 웃긴 장면의 연출, 실제 도로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 등이 있습니다.

 

# 유소아 방송의 부작용 - 생애 초기의 부정적 경험

유소아는 아직까지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연령이 아닙니다. 따라서 방송 출연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설령 본인이 원한다고 하더라도 방송 매체 영향력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유소아의 방송 노출은 부모의 욕구로 볼 수 있습니다.

유소아에게 방송 녹화는 큰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첫 방송은 즐거울 수 있지만 그다음부터는 놀이가 아니라 의무가 됩니다. 대중은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주변에서는 이를 무의식적으로 강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압적인 방송 출연과 부적절한 방송 내용은 아동 학대에 해당됩니다. 생애 초기 부적절한 경험은 청소년 및 성인기에 다양한 정신 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유소아 방송의 부작용 - 익명성의 침해

우리는 만 3세 이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는 뇌신경이 완전히 발달, 성숙하지 못해서입니다. 부모님 혹은 친척들이 우리들의 3세 이전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기억하지 못하니 당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과거 유명 육아프로그램의 출연자가 자신을 키워준 연예인을 알아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알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과거를 지상파 방송, 유튜브를 통해 온 세계인이 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혹은 학교에 입학한 후, 부모의 암묵적인 강요에 의해 출연한 방송 내용으로 친구들이 짓궂게 놀린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방송에 출연하는 유소아들은 인지도와 수익을 대가로 미래의 소중한 익명성을 희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현재 방송에 출연하는 우리 아이들은 적절하게 보호받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 우리는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사회적인 제도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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