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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부작용 - 이상 행동, 폭식, 기억 장애

기사승인 2019.08.22  02: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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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김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후반의 OO 씨가 처음 내원했다. OO 씨는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피로해서 일하기가 힘들다 보니, 생각 끝에 근처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종종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처음엔 쉽게 잠들 수 있어서 만족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수면제를 먹고 멍한 상태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이었다. 수면제 때문에 뭔가 큰 탈이 났다는 생각에 겁이 난 OO 씨는 상의해보려고 진료실로 들어왔다.

"자기 전에 갑자기 허기가 져 냉장고를 뒤져 평소보다 엄청 먹었는데, 다음날 눈 뜨면 내가 뭘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도 희미하고, 심지어 내가 모르는 음식 봉지가 쌓여있는 적도 있어요."

"나는 기억에 없는데,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한 기록을 보고는 너무 겁이 나서, 전문가에게 상의해야 할 것 같아서 왔어요."

 

전문가가 보기에는 드물지 않은 부작용이지만 사전 정보 없이 '정신과에서 쓰는 독한 수면제가 아니고, 흔한 수면제'라는 말에 졸피뎀(Zolpidem) 혹은 트리아졸람(Triazolam) 등을 복용한 환자 중 당황하여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작 먹은 기억은 없는데 아침에 주변에 흩어진 음식물 부스러기에 경악한다거나, 밤사이 기억도 안 나는데 빨래를 모두 개어놓기도 한다. 메신저 대화가 중언부언하고 다음 날에는 기억도 안 난다. 아주 드물지만 심한 경우 자다가 깨어보니 운전하다 가로수를 들이받고 깨어나기도 한다.

 

사진_픽사베이

 

병원을 찾은 OO 씨의 사례는 수면제에 의해 발생한 복합 수면 행동장애의 예이다. 임상적으로, 수면 행동장애 중에서도 젊은 층에서는 식이장애(sleep-related eating disorder)가 좀 더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수면제라는 뚜렷한 원인이 있다는 면에서, 평상 상태에서도 식욕 때문에 불면증을 겪는 야간 식이 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과는 다르다.

이러한 이상 수면행동 부작용은 수면제뿐만 아니라 모든 약물 복용과 관련하여 나타날 수 있는데,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하며 특히 Z 계열 약물(Zolpidem)에서 빈발한다.

냉장고 뒤지는 정도는 위험한 건 아니지만, 의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잡한 행동을 하기에 운전, 도심지 보행, 기계 조작 등에서 낙상, 실수, 사고 등의 문제 발생 위험이 높다.

 

수면제는 수면효과 외에도 기억의 저장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제를 복용했는데 아직 수면 상태는 아닌 그 단계에서, 뇌에서는 주변 상황일 저장하지 못하기에 멀쩡히 한 행동도 다음 날 기억 못 할 수 있다.

약을 먹은 후 잠자리에 누워있지 않고 TV 시청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검색, 심지어 야외에서 술집에 앉아있다면, 수면제가 마취제는 아니기에 약 기운이 줄어들어 반은 자고 반은 깬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런 상태에서 한 대화나 행동은 뇌에 저장이 안 되어 다음날 기억이 안 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졸피뎀(zolpidem)의 경우에 비렘수면(NREM) 주기에 작용하여 몽유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몽유병 소인이 있는 환자가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면 문제의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몽유병 외에도 수면 주기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인 수면 무호흡증(OSAS), 하지 불안 증후군(RLS) 등에서도 수면제 복용 시 행동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다.

 

뇌에서는 평소 하고 싶은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등을 자연히 구분한다.

판단, 억제와 같은 고위 기능을 하는 뇌 부위를 전전두엽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기능장애가 있으면 과잉행동, 폭력성, 감정 기복, 탈억제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가장 흔한 예는 술 마시고 주사 부릴 때.

수면제가 술과 비슷한 작용을 해 전두엽 기능을 마비시키고 탈억제(disinhibition)되면, 평소와 다르게 식욕 조절이 안 되고, 충동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의 가능성이 생긴다.

 

많은 분이 크게 놀라서 내원하지만, 원인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대체하면 모두 완전히 회복된다. 특정 약물에서 수면 행동 장애가 발생했다 해도, 다른 약에서는 괜찮은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하였다면 즉시 약물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불면증 약물 사용 지침

효과가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낮은 용량을 사용하고 의사와 상의 없이 술, 다른 수면제, 약물의 사용 등을 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수면제의 사용은 가능한 단기간 시행하고, 불면증에 대한 근본 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문제점이 발생한다면 전문가와 즉시 상의해야 한다.

- 잠들기 직전에만 수면제를 투약할 것
- 투약 후에는 잠자리에 누워만 있을 것
- 누워있는 외 다른 활동에 집중하지 말 것

수면제 (Z-drug, zolpidem 등)나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등의 GABA 관련 수용체 약물에서 수면 중 행동 문제 발생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다. 만약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음에는 다른 계열의 약물 사용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조치를 통하여 문제 발생을 예방한다.

 

시기적절한 수면제의 사용은 큰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면의 향상을 통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이다. 

하지만 분명한 부작용이 있고 최근에는 수면 중의 행동 문제가 많이 대두되므로, 문제가 있다면 즉시 약물을 중단하고 수면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면제의 효과는 일시적이며 만성 불면증의 치료제가 될 수는 없다. 근본 치료를 병행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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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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