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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보고 우울증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기사승인 2019.08.24  05: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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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최명제]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사고를 이해하고 수정해나가는 치료입니다. 예를 들어 동굴 속에서 원효대사가 마신 달콤한 물이 아침이 되어 보니 해골물이었다는 일화는 우리가 인지에 따라 감정과 경험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 이와 유사하게 인지행동치료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켜 우울감을 개선해줍니다.

하지만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는 우울증 환자의 45%만이 충분한 치료효과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55%의 환자들에게서 인지행동치료 효과가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불충분한 치료효과로 인해 다른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치료에 앞서 효과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큰 노력에도 불구하고 좋은 예측지표를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Science> 자매지인 <Science Advances>에 실린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의 뇌 활성도를 측정하여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실렸습니다. 연구를 살펴보면 글래스고 대학 연구진들은 인지행동치료를 하기 전에 fMRI를 통해서 우울증 환자들의 뇌 활성도를 측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뇌의 활성도 차이가 치료반응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연구진들은 우울증 환자들에서 보상회로의 이상이 관찰되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보상회로는 우리가 긍정적인 보상을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보상(처벌, 손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학습하게 도와줍니다. 즉 보상회로는 보상과 위험을 종합해서 확률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보상회로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 fMRI에서 관찰됩니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우울증 환자들이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이러한 보상회로의 이상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우울증이 심하면 왜곡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서 우울감이 더 심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소량의 돈을 분실한 경우, 우울증으로 인해 자신이 무능함을 자책하고 점차 모든 재산을 잃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서 더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보상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 보상과 손해를 적절하게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갑을 분실하는 일이 흔치 않은 일이며, 이로 인한 손해가 전재산에 비해 적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우울한 기분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fMRI로 인지행동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보상회로(우측 편도와 선조체)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지행동치료를 한 뒤 얼마나 우울증이 개선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치료에 높은 반응을 보인 군에서 이러한 보상회로의 활성도가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보상회로의 활성화 정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습니다.

 

@Science Advances. 인지행동치료 반응군에서 우측 편도(A)와 우측 선조체(B)에서 활성도가 높은 모습.

 

다시 말하면 인지행동치료를 받아보기도 전에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미리 판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좋은 반응이 예상되는 환자를 선택하여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치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에게는 다른 치료를 적용함으로써 우울증의 회복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 인자를 적용하기에는 표본수가 부족하여 후속연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후 추가적인 연구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우울증 치료반응 예측뿐만 아니라 우울증의 기전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하여 향후에는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가 정신의학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Queirazza, Filippo, et al. "Neural correlates of weighted reward prediction error during reinforcement learning classify response to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in depression." Science Advances 5.7 (2019): eaav4962.

Cuijpers, Pim, et al. "A meta-analysis of cognitive-behavioural therapy for adult depression, alone and in comparison with other treatments." The Canadian Journal of Psychiatry 58.7 (2013): 376-385.

Siegle, Greg J., et al. "Toward clinically useful neuroimaging in depression treatment: prognostic utility of subgenual cingulate activity for determining depression outcome in cognitive therapy across studies, scanners, and patient characteristics."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69.9 (2012): 9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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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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