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정신과, 스무 번째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한민국은 다이어트 공화국 

무더운 여름이 이제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외모에 대해 신경 쓰셨을 듯합니다. 

삼겹살, 치킨, 피자, 족발과 보쌈, 떡볶이 등 맛있는 음식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살찐 낙타가 바늘에 들어가는 확률과 비슷할 듯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때 유행한 식이 다이어트로는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한 가지 과일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일정 시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가 있었습니다. 운동 다이어트도 급격한 유행을 탑니다. 한동안 핫요가가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필라테스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식단과 운동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 식품 보조제, 다이어트 한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대한민국은 다이어트 공화국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다이어트 처방약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국 식품의약청에서는 BMI 30 이상, 혹은 BMI 27 이상과 함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비만 합병증이 동반한 경우에 운동, 식이 요법과 함께 다이어트 약 처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청에서 허가한 대표적인 다이어트 약으로는 

1) Phentermine/Topiramate (교감신경항진제/항간질제) 상품명: Qsymia(큐시미아)
2) Liraglutide (GLP-1 수용체 촉진제) 상품명: Saxenda(삭센다)
3) Naltrexone/Bupropion (오피오이드 길항제/항우울제) 상품명: Contrave(콘트라브)
4) Lorcaserin (세로토닌 5HT2C 작용체) 상품명: Belviq(벨빅)
5) Orlistat (지방흡수억제제) 상품명: Xenical(제니칼)

등이 있습니다. 

이 약들의 효과는 어떨까요?

2016년 유명 의학논문에서 위의 다섯 개 약물의 1년 뒤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해 여러 논문을 수집하여 비교한 메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약물 복용 후 52주 뒤, 체중의 5% 이상 감량 비율, 10% 이상 감량 비율, 평균 체중 감량 비율 등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등 Phentermine/Topiramate
2등 Liraglutide
3등 Naltrexone/Bupropion
4등 Lorcaserin
5등 Orlistat 

 

사진_픽셀

 

# 펜터민은 어떤 약일까?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가 좋은 펜터민은 어떤 약일까요? 펜터민은 약이 나비 모양으로 흔히 나비약으로도 불립니다. 펜터민은 암페타민 유사체로 중추신경계 각성, 교감신경 흥분 효과를 나타냅니다. 우리가 긴장하고 놀라면 식욕이 없는 것처럼 이런 작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렇다면 펜터민은 다이어트에 만병통치약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약물의 효과는 부작용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펜타민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심장 두근거림, 불면증, 손 떨림, 두통 등이 있습니다. 드물게는 원발성 폐동맥 고혈압, 역류성 심장판막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주 드물게 펜터민은 뇌에서 도파민 회로에 영향을 끼쳐 망상, 환청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금단증상으로 우울, 무기력함, 의욕 저하, 짜증이 생깁니다. 체중에 대한 집착과 금단증상 때문에 펜터민에 의존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됩니다. 

 

# 다이어트 약, 꼭 먹어야 하나요?

다이어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의 숙제인 듯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이어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런 마법은 존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쉽지만 어려운 답변은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입니다.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들었다고 좋은 대학 입학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한 복습이 아닐까요? 이와 비슷하게 다이어트 약은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하지 결코 만능 해결책을 주지는 않습니다. 

오늘 다이어트 약을 드셨나요? 그렇다면 건강한 음식 섭취와 함께 꾸준한 운동도 병행해 보세요. 이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본인이 꿈꾸던 몸매와 몸무게에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모사랑 정신건강의학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의, 전공의
(전) 포천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자문의
(전) 의정부 청소년 쉼터 상담의
대한정신건강재단 해피마인드 상담의, 대기업, 보건소 등에서 다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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