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정신과, 스물한 번째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부모 역할,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과업 

많은 사람들은 자녀 출산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배우자와 함께 자녀를 키우면서 출산 순간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행복한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 양육은 결코 즐거운 시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는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등의 생리적 욕구뿐만 아니라 위로, 공감, 칭찬 등 정서적인 욕구도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이와 함께 상급 학교 진학, 동성 친구와 갈등, 결혼 등의 성장 과정 중 많은 과업을 함께 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건강하게 키울지 고민합니다. 때로는 양육 방식으로 부부 사이에 혹은 부모 자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떤 부모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부모일까요?

 

사진_픽셀

 

# 바움린드의 4가지 양육 방식

부모의 양육 과정, 방식, 이에 따른 결과는 발달 심리학자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양육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애정과 통제입니다. 애정은 부모가 자녀를 얼마나 반응하고, 수용하고, 지지하는지와 연관이 있습니다. 통제는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얼마나 일정한 규칙과 기준을 설정했는지를 표현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바움린드(Diana Baumrind)는 부모의 양육 방식을 애정과 통제의 수준에 따라 4가지로 분류했습니다. 
 

1) 권위 있는(authoritative) 양육 방식

권위적 양육 태도는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방식입니다. 이 양육 방식은 높은 수준의 애정과 높은 수준의 통제를 보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자녀들의 행동에 합리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설정합니다. 부모는 대화와 설득을 통하여 아동의 행동 변화를 추구하며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독립적 사고를 권장합니다.

권위적 양육 형태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독립심이 높고, 자아 존중감이 높았으며 또래 관계 또한 원만했습니다. 
 

2) 권위주의적(Authoritarian) 양육 방식

권위주의적 양육 방식은 높은 수준의 통제를 보이지만 낮은 수준의 애정을 보입니다. 이 양육 방식의 부모는 자녀에게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고 자녀의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선호합니다. 양육 과정 중에 갈등이 생기면 대화로 해결하기보다는 즉각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을 시도합니다. 즉, 훈육 과정에서 명령에 복종을 강조하지만, 복종의 이유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설명이 부족합니다. 이에 반해 자녀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하고 자녀의 요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합니다.

권위주의적 양육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의 수행능력, 인기도가 낮은 편이며 공격성은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3) 허용적(Permissive) 양육 형식 

허용적 양육 형식은 자녀에게 전적으로 수용적이지만 너무 낮은 수준의 통제를 보입니다. 부모는 정서적으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밀착된 편이고, 자녀가 겪는 문제를 부모가 모두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런 양육 형태가 극단적으로 보일 때는 자녀의 비행 행동을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허용적 양육 형식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독립심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되었기 때문에 부모 없이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양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에서 부적응, 약물 남용, 폭행 문제, 성 관련 범죄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절제가 없는 버릇없는 아이(spoiled child)가 될 수 있습니다.
 

4) 거부적(Rejecting)/무관심한(Neglecting) 양육 형식

거부적(Rejecting), 무관심한(Neglecting) 양육 방식은 애정과 통제 수준이 모두 낮습니다. 자녀에게 애정도 낮고 규범과 규칙을 가르쳐줄 생각도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거부적 양육 방식 부모는 아동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양상을 보이며, 무관심한 양육 방식 부모는 자녀들의 다양한 필요에 전혀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런 무심하고 거부적인 부모에게 자란 자녀들은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대인관계에서 누군가 관심을 보이면 의아해하며 회피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자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무작정 많은 애정을 쏟는다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엄격한 규칙과 처벌을 한다고 예의 바른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바람직한 부모는 충분한 애정과 함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기다려주는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자녀 양육 문제로 고민되신다면, 배우자와 함께 양육 방식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보세요.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모사랑 정신건강의학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의, 전공의
(전) 포천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자문의
(전) 의정부 청소년 쉼터 상담의
대한정신건강재단 해피마인드 상담의, 대기업, 보건소 등에서 다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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