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가진 AI는 필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인간의 의지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

인공지능(AI)이 의식을 가진 개별적 존재로 발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는 더 이상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일상에 가까이 와 있다. 페이스북 안면인식 기능이나 핸드폰에 탑재된 음성서비스 등 일상 정보를 정리하고 반응하는 알고리즘은 점점 촘촘하게 진화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AI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AI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할 만한 기술적 모델이나 생물학적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인간은 AI가 발전하는 과정을 기다리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수잔 슈나이더(Susan Schneider)교수는 AI가 스스로 의식을 가진 존재로 발전한다면,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AI를 시험해봐야 한다고 전한다.

미래에 AI가 진화 가능한 유형에는 초 지능형 AI에서부터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는 AI, 더 나아가 우주공학과 의료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까지 다양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인간의 영역을 초월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두뇌 처리과정 능가해

‘초 지능형 AI’는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초월하는 가상 지능 형식이다.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인간과 달리 학습단계나 의식적 계산 없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 예상한다.

부단한 연습으로 운전을 자연스럽게 하듯이 인간의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 차원에서 일어난다. 초 지능형 AI는 무의식적인 처리과정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의식적인 두뇌 범위의 정보처리는 쉽게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노동 대체용 AI는 일상에서 필요한 평이한 수준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다. 간병인, 조리사, 수선사 등 간단한 노동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노동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과정일지라도 여기에 돌발 사건에 대처하거나 다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밀한 제어기능과 지능수준을 확보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영화 ‘Her’에서 스칼렛 요한슨 같이 매력적인 인공지능이 있다면 삶이 윤택해지지 않겠나.

일상에 필요한 노동을 대체하려는 AI는 의식적인 섬세한 처리과정보다는 자동화에 가까운 무의식적인 처리가 더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즉 AI가 원칙적으로 의식을 가질 수 있다하더라고 실제로 생산되는 인공지능은 의식이 없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 픽사베이

 

인간의 감정을 가진 AI가 출현한다면 인간 둘러싼 사회 구조도 모두 변화할 것

‘내면을 가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으려면 정밀도가 높은 의식 공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특수한 공학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경험을 연계시킬 수 있게 한다.

최신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의식의 감각처리는 뇌 뒤쪽의 ‘핫존 (hot zone)’에서 이뤄진다. 핫존이 의식처리의 바탕이라면 이 감각의 영역은 생물만이 가질 수 있는 독자성을 갖는다. 꼭 마음을 통과해야 의식적인 감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원시적 지적 능력으로만 의식이 구축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즉, 인공지능이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지능이 높기 때문에 따라오는 필연의 결과가 아니다. 만약 인공지능이 사람만큼 내적 의식을 가지려면 인간이 가진 경험과 의식을 예술품을 만들 듯 공들여 새겨 넣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인간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노인을 돌보는 AI가 의식이 있다면 당장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로봇이 의식이 있다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일까.

만약 AI 의식 시스템이 거래된다면 기업들은 특수한 윤리적 의무를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의식 있는 AI 이용하려면 사용자, 판매자 모두 특별한 법적 의무를 지게 될 것이며, AI를 영구적으로 종료시키거나 제거된 AI 시스템을 재부팅하는 것이 범죄로 간주될 것이다.

반대로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이 기계가 인간을 멸종시킬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가정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인간은 진화할 AI가 가진 기계적 의식체계를 이해하고 필요한 인공지능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AI는 뇌의 작용을 반영한 신경형태를 AI에 설계해 뇌처럼 반응하는 신경회로를 구축하는 경우가 있다. AI가 인간 뇌와 점점 비슷해진다면 뇌가 가진 한계점 또한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있지만 인간은 최적화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

 

AI는 인간이 풀지 못한 우주공학과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도약을 가능케 할 것

가치 있는 인공지능은 공감대가 풍부하게 형성되어 인간답다고 느낄 수 있는 AI이다. 우리가 느끼는 방식대로 느끼고 공감하는 AI라면 사회에 갑작스런 출현으로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점차 AI만의 장점을 인정받는다면 인간들이 AI를 원하는 사회로 변화될 수 있다.

AI가 비단 인간의 일상에만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주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우주로 인력을 보내려면 감내해야 할 비용이 천문학적이지만 나노 단위의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AI를 우주로 보낼 수 있다면 자율적인 임무수행은 더 손쉽게 이뤄질 것이다.

의료분야에서도 AI는 한계점을 뛰어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지난 6월 미국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시어도어 버거(Theodore Berger) 교수진은 영장류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해마를 개발했다. 인공지능이 그야말로 사람의 기억 저장력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환자를 위한 마이크로칩도 개발 중이다.

Jeff Dean (출처: Stanford Daily 캡처)

구글 AI 총괄 시니어 제프 딘(Jeff dean)은 “인공지능을 통해서 환자가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예측하고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해 조언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멸종위기의 생물에 대한 정보를 전송하거나 천체 망원경이 들어온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궤도에서 돌고 있는 새로운 별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은 인간의 의지가 핵심이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AI의 혜택이 돌아가게끔 노력하는 것 또한 인간의 의식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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