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노력하는 관계, 사랑을 동등하게 주고 받지 않는다면 건강한 관계 아냐

소위 말해 연애에도 갑을 관계가 있다는 것은 물론 오래 전부터 논의가 있었다.

미국 사회학자 월러(Waller, W)가 1938년 본인 저서에 제시한 이론에서는 ‘관계에 감정적으로 더 투자하는 사람보다 관계에 덜 관여하는 파트너가 더 큰 주도권을 갖게 된다’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관계에 ‘진지한 사람(Most interested: MI)’과 ‘가벼운 사람(Least interested: LI)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둘 중 한 사람은 이미 이 관계에 흥미를 잃거나 또는 관심이 없을 수 있는 것이고 그 상황이 둘에게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이 명백할 때다.

관계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가보고 싶은 진지한 사람(MI)은 가볍게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LI)의 반응, 수락에 좌우되기 쉽고 결국 LI는 관계의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결과로 발전한다.

불균형한 MI/LI 관계는 잠시 지속될 수 있다. LI는 MI가 자신에게 주려는 행위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MI는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자 LI에게 비용이나 시간을 투자한다. LI는 상대를 속인적도 없으며 관계의 조건을 받아들인 것은 MI라고 말한다.

때로 LI는 이중적인 면, 진실성 있는 모습을 보이며 MI와 관계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MI는 이런 모습에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LI와 관계에게 더 희생하고, 주는 것으로 타협한다. 이것은 MI가 관계에 갖는 힘이다.

하지만 월러는 장기적으로 이렇게 균형 잃은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MI는 결국 자신이 상대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이용당하는 것에 분개하고, LI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희생과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처를 입는다. 반대로 LI는 MI가 일방적으로 주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 관계를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약 LI처럼 관계에 좀처럼 관심이 가지 않고 상대에게 방치와 매달림을 반복하는 변덕을 부린다면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위해 이러한 LI/MI와 같은 비대칭적인 관계는 끝내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반대로 자신이 MI처럼 관계를 일방적으로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라면 LI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존엄과 자존심을 버려가면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LI가 떠나는 것이 그토록 억울하고 비통해할 일인지, 또는 LI를 머물도록 은밀하게 조종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관계가 건강하게 전환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좋지 않은 신호가 들어오는 것을 덮고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은 자신에게나 상대에게 큰 손실이다. 최대한 손실을 줄이고 자신에게 더 적합한 관계를 찾는 것이 옳다. 관계가 끝이 나도 항상 그 다음은 있다. 만약 당신이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MI와 같다면 왜 계속해서 거부감이 들게 하는 파트너를 선택하고 불균형적인 관계를 자처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Mongeau, P. A., Knight, K., Williams, J., Eden, J., & Shaw, C. (2013). Identifying and explicating variation among friends with benefits relationships. Journal of Sex Research, 50, 37-47.

Sprecher, S., Schmeeckle, M., & Felmlee, D. (2006). The principle of least interest: Inequality in emotional involvement in romantic relationships. Journal of Family Issues, 27, 1255-1280.

Waller, W. (1938). The family: A dynamic interpretation. New York: G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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