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나가야 하는 연말모임이 있다면 선택해서 온전히 즐기는 것이 바람직해

회사원들에게 송년회와 연말회식은 때로 곤욕스러울 때가 있다.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12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송년회에서 거슬리는 태도 순위에 ▲자기자랑, 잘난 척하는 사람(54.0%)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이야기를 자꾸 들추는 사람(32.5%)이, 3위는 ▲살 것처럼 해놓고 돈 안 내고 도망가는 사람(28.4%)이 각각 차지했다.

사회생활에 열심이라면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겠지만 때로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위해 요령 있게 대처해야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2015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제임스 그로스(James Gross)연구진은 감정규제 모델을 고안해 스트레스 상황을 조절하고, 방어하는 등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임 스트레스에 고민하고 있다면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설정된 감정규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 모임약속은 여유 있게(상황선택)

모든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연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임에서 시간낭비를 하기보다 긴밀한 상호작용과 대화의 재미를 추구해보기를 추천한다.

조사에서, 송년회에서 만날 대상으로 ‘친구’를 선택하는 비율이 85.3%로 가장 많았다. 또 절반 이상이 ‘가족’(51.4%)을 꼽았으며 △직장 동료(41.1%) △연인(14.3%) △학교 선후배(13.8%) 순이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연말의 짧은 연휴를 효율적으로 즐기도록 한다.

 

2. 참여하는 목표 설정하기(상황변경)

모임에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참가한다면 동기를 부여가 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송년회 유형에는 숙취 없이 귀가하는 '논 알코올(Non-Alcohol)’형(10.8%), 영화/공연 등을 관람하며 즐기는 '문화체험’형(10.7%)이 순위에 올랐다. 모임이 유대감을 고취하는 것도 목표가 되지만 제각기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중요시 하는 욕구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참여하려는 모임이 있다면 목적과 시간투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3. 연말 모임 온전히 즐기기(주의력 전개)

내성적인 사람이나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사람이라면 꼭 참석해야 할 연말모임이 그렇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단 연말모임에 참가했다면, 주의를 기울여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해볼 것은 권한다.

「부끄러움」을 쓴 버나도 카두치(Bernardo Carducci)는 “모임에 참가한 목적은 안전지대를 확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울림을 피하려고 술을 많이 마시거나 핸드폰을 보고만 있는 행동을 하기보다 이야기를 더 나누려고 노력해보기를 권한다. 카두치는 안전지대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외향적이고 두려움 없는 모험가처럼 억지 행동을 자신에게 강요하는 방법이 아니라 부드럽게 경험의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 불안감에 ‘아니오’라고 답하기(인식 변경)

모임을 가기 전에 마음가짐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붐비는 곳으로 들어갈 때 불안감이 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공감스피치」를 쓴 이서영 작가는 “무난한 외모와 성격이지만 모임에 쉽사리 끼어들지 못하고 구성원들 사이에서 겉도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은 물론 구성원들까지 소외감을 자각하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모임에서 불안감이나 초조함이 든다면 먼저 생각을 자각하면 된다. 충분히 인지하고 나면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해야할지 자연스럽게 생각해낼 것이다.

 

5. 마음 살피기(반응 변경)

모임이 끝날 때까지 자신이 한 행동을 되짚어보며 ‘괜찮게 행동한 것’에 비해 ‘자신 없게 행동한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도 있다.

모임을 즐기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에 과도하게 신경쓰고 있는지 스스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 비슷한 모임에 참가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좋을지 바꿀 수 있는 것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지나치게 사교모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인지행동치료를 받아 볼 것을 권한다.

도움말 | 강남 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서한 정신과 전문의

참고문헌

Gross, J. J. (2015). The extended process model of emotion regulation. Psychological Inquiry, 26, 130-137. doi: https://doi.org/10.1080/1047840X.2015.989751

Gross, J. J. (1998). The emerging field of emotion regulation: An integrative review.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2, 271-299. doi: https://doi.org/10.1037/1089-2680.2.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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