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김경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픽셀

 

Q. 운동이 혹시 공부에 방해가 되나요? 외국에서는 학교에서 클럽 활동도 굉장히 활발히 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A.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운동이 거의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권에 가깝습니다. 외국에서는, 특히 서양 아이들은 학제 과정상에도 운동을 굉장히 많이 하고요. 그래서 모든 아이가 스포츠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죠.

운동과 공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굉장히 허무합니다. 수많은 비용과 자원을 들여서 연구한 결과가 운동이 학업능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굉장히 애매하죠. 그런데 확실한 결론 하나는 운동이 학업능력을 절대 방해하진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운동은 여러 가지 신체 건강에도, 정신건강에도 좋은데, 공부를 방해하지는 않으니까 당연히 하면 좋은 거고요.

운동이 공부를 왜 방해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요. 우리가 공부하다 보면, 예를 들어 10시간을 앉아 있다고 해서 10시간 다 공부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공부하다 보면 멘탈이 어느 정도 툭툭 떨어지는 게 느껴지잖아요. 그게 다 떨어지고 나면, 아무리 머리를 대고 눈을 보고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전혀 입력되지 않는 상태인 거죠.

 

Q. 저만 그런 게 아니었네요. 다, 그러네요.

A. 물론이죠. 그럴 때는 휴식도 해야 하고, 에너지가 다시 충전될 수 있도록 전환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때 운동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운동을 많이 하다 보면, 고위 인지 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 특히 전전두엽에 혈류가 모인다고 하거든요.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거죠. 그래서 공부하다 공부가 잘 안되면, 나가서 한두 시간 정도 실컷 뛰고 오면 훨씬 더 집중력 있고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Q. 운동이 정서적인 면에는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A.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기가 우울증 등의 비율이 굉장히 빨리 올라가는 시기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만 12세 이전에는 굉장히 낮다가, 2005년에는 30% 이상이 될 정도로 청소년 우울증이 굉장히 높거든요.

운동이 과연 우울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학자가 연구했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메타분석을 보면 결국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운동이 상담, 약물치료만큼 효과가 좋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물론 심각한 우울증 아이들을 ‘운동으로만 치료하겠다.’와 같은 단편적인 정책은 되지 않겠지만,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운동을 하면 실제로 자신감도 생기고요, 그리고 그런 정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뇌 유래 신경성장인자 같은 좋은 호르몬들, 신경전달 물질들이 계속 많이 만들어지거든요.

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두엽에서 혈류가 쫙 공급되기 때문에 우리의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해 주는 기능이 활성화되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Q. 그런데 학교에서 보면 남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는데, 여학생들은 대부분 가만히 앉아만 있는단 말이죠. 여학생들은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까요?

A. 그런 여학생들에게는 헬스, 피트니스와 같은 운동을 많이 추천하는 편이고요. 특히, 부모님과 같이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Q. 그러면 계속해서 공부하다가 집중력이 좀 흐트러질 때 잠깐 좀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잠깐 해야 할 때는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까요?

A. 요새는 홈트레이닝 많이 있잖아요. 저도 운동을 지금 너무 안 하니까 억지로라도 해보려고 홈트레이닝 많이 하는데요. 운동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닙니다. 그냥 나가서 산책 30분 하는 걷기 운동도 좋거든요.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것에도 여러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모두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한 시간 이상씩 걷기, 조깅, 수영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고, 추가로 일주일에 3회 이상 격렬한 스포츠, 즉, 계단 오르기, 축구, 농구 등을 하는 것이 특히 청소년들에게 권장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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