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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정신과] 언제 결혼해야 좋을까?

기사승인 2019.12.29  00: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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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쏭달쏭 정신과, 스물두 번째 이야기>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9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새해에는 어떤 다짐을 하고 계신가요? 많은 분들이 절주, 금연 등을 다짐하실 것 같네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꾸준한 운동과 체중 감량을 계획하시겠죠. 그리고 일부는 이성과의 만남과 결혼을 2020년 목표로 잡고 있을 수도 있겠군요. 결혼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결정이죠. 그렇다면 결혼 결정 시기는 언제가 적당할까요?

 

# 연애 초기, 그 달콤한 순간이여~

연애 초반, 우리는 서로에게 설렘의 감정을 강렬하게 느낍니다. 서로의 만남을 기다리고, 만남의 시간은 너무나 짧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본인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별의 시간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죠. 그래서 연인의 집까지 바래다줍니다. 그럼에도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빨리 둘만의 공간과 시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어 합니다. 

연애 초기, 상대방의 얼굴만 생각해도 웃음이 납니다. 그 사람의 사소한 습관과 작은 실수까지 너무 멋있고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현재 내가 만나는 연애 상대는 그토록 고대하던 백마 탄 왕자님 혹은 평강공주라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연인과 결혼만 할 수 있다면 나의 인생은 평생 행복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진 이런 상태를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애를 할 때 비이성적으로 상대방의 좋은 측면만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를 정신의학 용어로 이상화(idealization)라고 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왜 비합리적인 이상화 상태에 빠지게 될까요? 이는 이상화 과정이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가장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성끼리 서로의 외모, 성격, 사회적 지위 등을 이상화하지 못한다면 서로에게 몰입할 수 없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 결혼의 결정, 최소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달콤한 콩깍지가 눈 위를 살포시 덮고 있을 때, 우리는 결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결혼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콩깍지가 슬며시 떨어져 나갈 때, 비로소 상대방의 단점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인 변했다고 비난을 시작하죠. 일부는 배우자가 나를 속이고 결혼했다며 맹렬하게 공격하기도 합니다. 이를 이상화의 반대인 평가절하(devaluation)라고 합니다. 

이런 경향과 패턴은 결혼 적령기, 짧은 연애 후 성급하게 결혼한 커플에게 더욱 자주 발견됩니다. 일부 결혼 적령기 성인은 본인이 생각한 연령에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지 못하거나 아예 결혼을 못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불안해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급해 지인들에게 소개팅을 재촉하고 결혼 정보 업체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적당한 조건의 이성 상대를 소개받아 내가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스스로를 합리화합니다.

인간이 끝이 없는 장점만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안 좋은 면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이성을 만나 결혼을 결정할 때는 서로의 장, 단점을 이해하고 성적인 만족감과 정서적 친밀감을 통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경험을 같이 해 보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최소한 1년의 만남 기간을 권유드립니다. 

 

# 그렇다면 언제 자녀 출산을 계획해야 할까?

결혼을 했다면 남녀가 연애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변수가 발생합니다. 집안일 배분, 가계 경제 관리, 양가 부모님 방문 빈도 등 엄청나게 많은 공동의 과제가 생깁니다. 하다못해 치약을 짜는 방법, 양말 벗는 방식 가지고도 부부 싸움을 하죠. 그리고 이런 과업에 대한 갈등, 의견 조정, 화해, 타협 과정을 거칩니다. 

결혼 후 가장 큰 과업은 자녀의 출산과 양육입니다. 모든 부부가 결혼을 했다고 반드시 출산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상대 배우자에 대해서 내 자식의 부모로서 적합성을 확신하지 못해서 조금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배우자는 자녀 없이 평생 두 사람만의 결혼생활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부부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출산을 합니다.

만약 결혼 당사자가 이상화 과정에 머문 상태에서 결혼, 임신, 출산을 한꺼번에 겪는다면 미처 이해하지 못한 상대방의 감정, 행동 등을 보며 실망하고 분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과업을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해결하다 보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 배우자를 비난하고 결혼을 후회하게 됩니다. 

자녀 출산은 결혼보다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결혼은 이혼의 과정을 통해서 돌이킬 수 있지만 출산은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녀 출산 후 이혼의 과정을 겪게 되면 서로에게뿐만 아니라 자녀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설령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자녀 상급학교 진학, 결혼 등의 성장 과정 중에서 두 사람은 지속적인 대화와 만남의 과정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서로와 미래의 2세의 행복을 위해서 결혼 후 출산 계획까지 최소 1년 시간을 권유드립니다.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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