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모든 여성의 75%가 생리통을 경험했으며 1/3은 매달 주기적인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합니다. 또한 전체 여성의 5~10%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요. 가슴 부위의 압박통증과 복부 팽만, 오심, 부종, 두통, 소화불량, 짜증과 우울, 불면증까지. 그 불편함을 따지자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몸이 붓고 소화 안 되고 밥맛도 없는데 슬프고 잠도 안옵니다. 누가 건드리면 그야말로 폭발할 것만 같지요. 

PMS의 원인은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혹은 세로토닌 농도의 저하와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는 학설이 있으나 그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생리가 시작할 때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해 자궁 근육의 수축과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증명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매달 찾아오는 이 고통,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사진_픽사베이


1. 탄수화물과 비타민을 보충하자.

세로토닌 부족과 활성도 이상을 해결해주기 위해 충분한 트립토판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이 좋습니다. 빵이나 파스타, 시리얼이나 현미, 보리, 콩 등이 있습니다. 

또한 칼슘이 풍부한 녹색잎 채소나 요구르트, 마그네슘 보충제, 비타민B6나 비타민E를 보충해주는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생리 직전에는 카페인과 나트륨을 피하자.

생리 시작 5일 전부터는 커피를 줄이거나 끊으면 좋습니다. 술도 마찬가지이며, 핫식스, 몬스터 같은 에너지 음료도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카페인으로 예민해진 우리의 뇌는 통증에 더욱 민감해지고, 불안 호르몬이 높아져 불면증도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튀김처럼 열량이 높거나, 맵고 짠 음식을 피하는 등 저나트륨 식이가 필요합니다. 생리기간에는 특히 소화불량이 심한데, 이런 음식은 증상을 더 악화시킵니다.

즉 간단히 말해, 아메리카노, 치킨, 떡볶이, 튀김, 닭발 등 맛있는 것은 다 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굳이 먹어야 한다면 피자 같은 음식은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3. 약물치료는 신중히, 하지만 통증은 억지로 참을 필요 없다.

가장 필요한 것은 진통입니다. 생리통 원인은 자궁 평활근의 과도한 수축으로 생깁니다.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은 다른 근육에 비하여 수축과 이완 속도가 매우 느리고 한 번 수축되면 지속성이 높습니다. 환경호르몬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자궁이 수축되면 특별한 작용 없이는 쉽게 풀어지지 못합니다. 이 현상이 계속되고 반복되면 생리통이 발현되고 점점 심화되는 것입니다.

보통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제를 가장 많이 쓰는데,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 이지앤식스, 캐럴에프 등의 약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 중엔 의외로 애드빌이 효과가 좋습니다. 본래 용도는 감기약이지만 진통 성분이 높아 생리통에도 잘 들으며 액상 성분의 효과가 더 강합니다. 이런 후에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 심한 경우에는 가까운 의원에서 폰탈(Mefenamic acid) 등의 진통제를 처방받아먹으면 무척 효과가 좋습니다.


4. 짜증과 우울이 폭발할 때는 SSRI를 먹자.

반복되는 우울감과 짜증은 가만히 두면 만성적으로 축적이 되면서 단순한 생리전 증후군이 아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PMS의 심리적 증상은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약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생리 직전에 단기간 동안 소량의 약을 적절히 처방한다면, 신체적으로 전혀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세로토닌의 균형이 정상화되면 수면호르몬이 멜라토닌의 분비도 높아져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식욕도 높아지는 등 일상생활 전반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통해 이완 훈련을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우리는 생리전 증후군에 대해 오해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냥 참으면 지나가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거나, 임신, 출산한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생리전 증후군이 없어진다는 것 등이 흔한 오해들이지요.

생리전 증후군의 예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섬세하고 예민한 신체적, 감정적 변화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한 가족이나 친구, 주변의 배려와 존중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전) 서울대병원 본원 임상강사, 삼성전자 부속의원 정신과 전문의
현)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외래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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