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주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습니다.

현재는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입되는 단계를 지나 지역사회에 전파된 상황입니다. 즉 여러분이 집단시설에서 만나는 누군가를 통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로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 몸에 관한 설명 >

* 얼마나 위험한가요? 

치명률(치사율)은 대략 1%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또한 주로 지병이 있거나 고령자에서 위험하니 젊고 튼튼한 사람의 경우는 위험한 경우는 드뭅니다. 대략 독감보다 20배 위험하고, 메르스/사스의 20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같은 형태로 전파되는 감염병은 대개 위험할수록 전파력이 떨어집니다. 코로나19는 적당히 위험해서 전파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증상이 없는 상태로 전파를 시키는 경우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감염되었다고 '죽을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독감으로 죽는 사람도 있기에 그보다 위험하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 어떻게 전파되나요?

주로 콧물, 침 등을 통해 퍼집니다. 감염자의 기침과 함께 공기 중에 퍼진 비말이 코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감염될 수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을 손으로 만진 후 자신의 코와 입 등 점막을 만지면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스크를 끼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말 전파가 아닌 공기 중에 먼 거리를 날아가는 에어로졸 형태의 감염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되지만, 매우 특수한 환경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확진자와 같은 길을 지나갔다는 것만으로 감염될 확률은 떨어집니다.

감염자가 지나간 자리는 어떨까요? 코로나19는 표면의 특성에 따라 수시간에서 2~3일 정도 감염력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방역이 이루어진 곳은 안전하다고 보면 됩니다.


* 어떤 곳을 가면 안 되나요? 

감염의 확률이 있는 사람과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물며 침 등을 통해 비말 전파가 되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폐쇄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조밀하게 모이지 않도록 합니다.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은 곳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병문안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보다 확진자가 낮은 국가로 여행을 가더라도 대중교통, 공항 등에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사진_픽셀


* 마스크, 손 씻기, 기침 예절

의료진은 KF94, N95 등의 감염자를 대하는 상황을 가정한 마스크를 사용합니다. 일반인은 비말 전파를 막고 손으로 코와 입을 만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를 고려하여 수술용 마스크를 사용할 수도 있고, KF94보다 숨쉬기가 편한 KF80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개방된 장소에서는 쓸 필요가 없고, 폐쇄된 공간에서 착용합니다. 

물과 비누를 이용하여 30초 이상 씻는 것이 좋습니다. 불가능한 경우 알코올이 60% 이상 포함된 손소독제를 사용해도 됩니다. 사람들의 손이 자주 닿는 손잡이 등을 만지는 경우 씻어주면 좋습니다.

기침할 때는 손 대신 팔꿈치를 이용하여 막는 것이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휴지에 기침한 후 버릴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 기침, 콧물, 열감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료진도 감기, 독감, 코로나19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약간의 기침만 나오는 정도라면 종합감기약을 먹고 기다려볼 수도 있습니다. 선별진료소에 사람이 몰리면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고, 그곳에서 감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감기의 경우 상기도 감염이라 '에취' 기침을 하면 코가 간지러워 재채기를 할 때와 비슷하게 코와 입이 떨리게 됩니다. 코로나19는 하기도 쪽에 문제가 생겨 폐 안쪽에서 '콜록' 기침을 하면 가슴통이 울리는 느낌이 납니다. 

가벼운 감기로 생각되면 4~5일 경과관찰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몸이 너무 힘들어지고 숨쉬기 힘든 느낌이 난다면 언제든 1339나 보건소에 전화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일반 건강 습관

코로나19뿐 아니라 일반 감기에도 걸리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잘 자고, 잘 먹고, 운동과 휴식을 적절히 하는 것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7~8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합니다. 식당에서 잠깐 근처에 앉아 있었다고 전염이 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입니다(확진자와 2m 이내에서 대화하며 음식을 공유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헬스장같이 닫힌 공간에서 다수가 이용하는 운동시설 대신 야외 혹은 집 안에서 운동을 하고 휴식도 충분히 취합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잘 관리하는 것도 면역력에 좋습니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고, 호흡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가습도 잘해줍니다. 가습기가 없다면 수건에 물을 적셔 널어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마음에 관한 설명 >

* 불안

감염병뿐 아니라 지진, 사고 등에 대해 불안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적당한 불안은 우리가 너무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도록 도와줍니다. 나뭇잎 소리에 놀라서 도망간 동물은 그 소리가 천적 때문에 난 것이든 바람에 의해 생긴 것이든 생존에 유리했을 것입니다. 불안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불안이 지속되고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정신심리적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 완벽주의, 강박

불안이 심해지면 모든 정보를 알아두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깁니다. 끝없이 포털의 뉴스를 봅니다.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출처가 불분명한 지라시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충격, 쇼킹' 등의 문구에 눈이 가고, 욕이나 한탄을 하며 화를 낼 대상을 찾습니다. 

불안 등의 감정에 압도되면 사람의 뇌는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뇌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필요한 정보에만 집중하고 운동이나 가족, 친구와의 대화 등 다른 활동으로 전환해 보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 차별

위의 화를 낼 대상을 찾다가 차별을 하기도 합니다. 비과학적, 비논리적 사고를 통해 국적, 종교, 지역에 대해 차별적인 행동을 합니다.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런 일시적인 분풀이가 기분을 나아지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공동체의 힘을 합쳐 해결책을 찾는 것에 방해가 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교의 선악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현재는 위에 이야기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동 원칙을 따를 것을 서로에게 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접촉을 피하고, 자신이 호흡기 증상이 있다거나 감염자와 가까이 있었다면 의료진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개개인은 지금 현재, 내가 있는,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에 중국 입국자를 제한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는 말을 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해외 입국 제한은 전파를 1주에서 2개월 지연할 수 있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주 치명적인 바이러스라면 이렇게 큰 전파력을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당장 1~2주간 어떻게 하면 내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면 됩니다.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 가는 것을 모두 0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루는 방안에만 있다가 갑갑하다며 사람이 밀집된 곳에 가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1~2주간 내가 지속할 방법으로 접촉을 줄이세요. 대신 강변길을 걸어도 되고, 화상채팅으로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됩니다.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를 봐도 되고요.

이번 주를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 정두영 UNIST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헬스케어센터장)

필자는 과기원을 졸업한 정신과의사로서 학생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공감하고, 진료와 더불어 인간을 직접 돕는 새로운 기술들을 정신의학에 적용하고자 인간공학과에서 연구합니다.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저서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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