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차승근 여의도 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걱정은 불안과 비슷해 보입니다. 무엇이 다른가요?

A. 걱정은 불안의 구성요소입니다. 불안은 감정적, 신체적, 인지적 요소로 구분되는데, 걱정은 인지적 요인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면 두려움, 공포 같은 것은 감정적 요소라고 볼 수 있겠고,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같은 것은 신체적 요소로 볼 수 있겠네요. 부정적인 생각, 걱정과 같은 것은 인지적인 요소로 볼 수 있겠습니다.

 

Q. 걱정이란 게 ‘삶의 불확실성’이나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절실함’ 같은 것과 맞닿아 있잖아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통제하려는 게 문제인가요?

A.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걱정까지 연결이 되는지는 개인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Q. 걱정 중에서도 병리적인 걱정은 어떤 특징을 갖죠?

A. 걱정으로 인해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면 병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걱정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거나 직업활동을 수행하기 어렵게 하거나 학업이 잘되지 않거나 하면 병리적이라고 보는 것이고, 병리적이어서 걱정이 특별히 어떠한 특징을 갖게 되지는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라고 보는 게 맞겠네요.

 

Q. 걱정이 지나쳐 약물치료까지 하는 경우도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경우인지 궁금합니다.

A. 걱정이 지나친 질환이 불안장애에 속하는 질환(범불안장애, 건강염려증, 공황장애 등등)들입니다. 물론 각 질환마다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약물치료는 아주 효과적인 치료방법입니다. 인지행동치료와 더불어서 시행 시에는 거의 모든 경우에 치료효과가 있고 예후도 좋습니다. 

 

Q. 걱정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누구나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팁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A. 우선은 걱정은 좋은 결말로 끝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걱정은 긍정적인 가능성을 지우고 부정적인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게 합니다. 자신의 하는 걱정이 합리적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이 진행되고 걱정이 진행될수록, 그 특성상 점점 부정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니까요. 결과적으로 전혀 할 필요 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걱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면밀히 알고 진행해야 합니다. 

걱정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많이 권유하는 것이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걱정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 외의 시간에 걱정이 들면 ‘정해놓은 시간에 해야지’ 하고 스스로 통제를 하라는 것이지요. 

또 내가 주로 하는 걱정에 대한 목록을 적어놓고 모든 해답을 찾아놓은 뒤 잘 보이는 곳에 접어서 넣어둔 후, 걱정이 들 때, ‘나는 이미 모든 걱정과 고민을 했다’라고 스스로 통제를 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을 통한 여러 가지 통제 기술이 있습니다. 우선 혼자서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의해보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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