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림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치매를 앓는 환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4년 후면 치매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치매를 막연히 알츠하이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치매에 관해 몇 가지 사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1.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한 종류다.

알츠하이머와 치매는 같은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으나,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일부분입니다. 치매 중 알츠하이머가 차지하는 비율은 72%입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루이스 치매(Lewy body dementia), 2차 치매 등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치매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2. 치매의 증상은 단순한 ‘기억상실’ 이 아니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의 최신판에서, 이전 치매 진단 기준 중 ‘기억 상실’ 부분이 삭제되었고, 의료진이 여러 인지영역에 걸쳐 손상을 식별할 필요가 있다고 수정됐습니다. 치매를 식별할 수 있는 영역에는 학습, 언어, 실행 기능, 복잡한 주의, 지각 운동 기능 및 사회적 인식이 포함됩니다.

치매진단에서 기억상실 부분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남녀 치매 진단에 큰 변화를 예측하게 합니다.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사람 중 거의 60% 이상이 여성입니다. 여성에게 나타나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은 대개 기억력 장애가 뚜렷합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알츠하이머 증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행동, 운동 능력, 언어 순입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가장 흔히 관찰되는 증상으로 기억력 손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남성보다 진단 연령대가 훨씬 낮습니다. 말 그대로 여성은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보통 70대, 80대, 90대에 진단을 받는 것에 비해 여성은 60세 전후에 진단이 됩니다.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척도로 치매를 판단해 남성 또한 치매 조기발견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3. 인지적 쇠퇴가 항상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음을 처음 발견했을 때 병원을 찾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기억력감퇴가 오직 알츠하이머 진단 결과와 연관 있는 유일한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억과 다른 인지 문제는 정신착란, 정상적인 연령과 관련된 변화, 가벼운 인지장애, 치매와 같은 비슷한 원인들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인지장애 진단으로만 치매 진단이 확실히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매요클리닉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벼운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 29%만이 5년 후 치매로 판정받았습니다.

 

4. 모든 유형의 치매가 진행성인 것은 아니다.

가장 흔한 유형의 치매는 진행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몇몇은 실제로 뇌의 가소성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전두엽, 혈관, 루이스 체내 치매는 진행성 치매의 예입니다. 그러나 가벼운 치매의 경우 비타민 B12 결핍으로 인한 수두증후군, 비활성 갑상선 증후군 등 몇 가지 원인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 되돌릴 수 있습니다.

또, 특정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마취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약을 끊으면 역반응으로 치매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진단 시, 진행성 치매 진단 전에 가역성 치매의 가능성을 먼저 고려하고 이를 배제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5. 생활양식의 변화는 치매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활 습관들이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예리하게 인식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일상적인 영양식, 정상적인 혈압 유지, 사회 활동, 금연, 우울증 치료는 치매의 위험을 예방하거나 낮추는 방법입니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전문의 홈 가기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