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JTBC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는 부모님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이후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병원 진료 중 환자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자 과호흡 증상을 보입니다. 이에 동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과거 치료되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아닌지 묻습니다. 김희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드라마 속 어린 김희애는 살아남았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 소식이나 현장을 마주할 때면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라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회피하려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악몽을 꾸거나 불안해 잠을 자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평소와 다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심하게 화를 내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_픽셀


몸이 과각성되어 쉽게 놀라고, 충격적인 사건을 마음속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감정적으로 마비되고 회피하게 되는 증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대표적 증상입니다.  

심각한 정신적인 외상(Trauma)을 경험한 이후에는 누구나 위의 같은 증상들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경미하게, 일시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가족과 친구들의 정서적인 지지를 받으며 수주나 수개월 이후에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증상의 정도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하고, 오랜 기간 지속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고,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먼저 약물치료 부분에서는 심각한 스트레스나 외상으로 인한 신경생물학적 이상을 규명하는 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로 밝혀진 세로토닌, 노어아드레날린, 도파민, 오피오이드 등에 영향을 주는 약물 중에 그 근거가 명확하다고 알려진 약물 등이 PTSD 치료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PTSD에 특이적인 약물이 개발된 바는 없으며, 환자들의 우울감이나 과각성, 불안 등에 작용하는 통상적인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등이 주된 약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장기적인 경과를 볼 때, 일반적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보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는 PTSD가 외상 사건과 연관되어 점차 일상 전반의 기분과 불안, 자아 정체감을 모두 침범할 수 있는 특이적인 질환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는 그 정신병리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상후스트레스를 다루는 심리치료는 환자의 기분과 불안을 경감시키는 방향의 면담뿐 아니라 외상 기억에 대한 재처리를 돕기 위한 작업이 보다 중점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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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석사, 서울고등검찰청 정신건강 자문위원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산림치유포럼 이사, 숲 치유 프로그램 연구위원
저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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