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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사랑하는 사람의 외도로 죽고 싶어요

기사승인 2020.06.04  0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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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어릴 때 일찌감치 아빠가 돌아가셨고 엄마 혼자서 저희 남매들을 키우셨어요. 제가 장녀입니다. 힘들게 키우시다 보니 관심과 애정을 못 받았지요. 항상 사랑에 굶주렸고 조금만 잘해주면 마음을 뺏겼습니다.

결혼생활을 오래 하다가 남편과 이혼했는데 제가 의지하고 기댈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이혼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을 만났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게 저에겐 정말 축복이고 불행했던 시간을 보상받는 것만 같았지요. 아빠처럼 오빠처럼 남편처럼 친구처럼 제가 가져보지 못했던 충만함에 참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사업하던 게 많이 어려워지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출을 했어요. 머리 좀 식히고 돌아오겠다고 문자를 남겼지만 저는 이 사람이 잘못된 생각을 할까 봐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괴롭게 보냈습니다. 그러다 연락이 닿았지만, 그 사람은 제 곁으로 오지 않았어요. 일한다는 핑계를 대며 밤엔 전화기가 꺼지고 연락이 안 되었어요.

저는 밤새 별별 생각을 하며 잠 못 자는 시간이 늘어만 갔고 하루하루 죽음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람에게 여자가 있는 걸 알게 됐어요. 두 사람이 나눈 대화도 봤고 사진도 보게 됐어요. 그 사람은 이제 정리하고 저에게 돌아왔고 다시 잘해보자 했는데 저는 아직도 그 사람이 저를 떠날까 봐 겁나고 무서워요.

전화 안 되고 톡 확인 안 하면 불안함과 초조함에 그 사람에게 전화를 수십 통도 더하게 되고 그 사람은 이런 저를 힘들어합니다. 제 맘인데 맘대로 안 돼요.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너무 힘들어서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죽고만 싶습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두형입니다.

적어주신 사연을 읽다 보면, 지금의 사연자분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는 사연자분의 마음을, 다음 두 가지의 관점에서 함께 논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지금 경험하시는 마음이 어디로부터 왔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사연자분의 말씀처럼 현재 사연자분이 지금 만나시는 분께 느끼는 감정과 상대분에게 기대하시는 것들은 상대방의 마음이 아닌 나 자신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상대는 사연자분의 아버지, 남편, 오빠,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사연자분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사연자분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사연자분이 그러하실 것처럼, 그 역시 사연자분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사연자분의 곁에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혹은 다른 삶과 행복을 원한다면 함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그분의 선택이자 자유입니다. 그렇기에 '세상에 다시없을 사람이 떠나면 어떡하지'라는 관점보다는, '함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행복으로 채울까?'의 관점으로 그분을 대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 사연자분의 마음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입니다. 사연자분에게 그분이 소중하기에 그가 떠날까 봐 두려움이 유발된다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으로 인해 택하는 행동들이 '실제' 두 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한 번쯤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가 다른 사람과 관계하고 있다는 불안을 '단기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연락을 하고 확인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두 분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관계에서의 의무, 옳고 그름을 넘어,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저는 사연자분의 행동이 잘못되었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은, 각자가 홀로 있을 때보다 더욱 행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굳이 확인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확인하지 않아도 관계가 이어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억지로 확인하고 감시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두 분의 관계를 이어주고 또 두 분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인지를 고민하고, 그에 따른 하루하루를 쌓아가시면 어떨지를 말씀드립니다.

 

P.S.

지금 그분이 그토록 이상적인 상대방으로 보이는 이유, 나는 그가 없으면 그토록 죽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드는 이유, 그로 인한 불안으로 내 삶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만 같은 느낌으로 힘겨우시다면, 그에 대한 해답과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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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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