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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결벽증인 남편,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기사승인 2020.07.22  08: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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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너무나 큰 고민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제 남편은 필요 이상으로 깔끔하고, 강박적입니다. 저는 매일 9시 출근 6시 퇴근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신랑은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제가 6시가 되어 녹초가 된 채 집에 들어가면 씩씩거리며 집을 다 엎어 청소하고 있는 남편이 보이고, 그 옆에서 눈치 보고 안절부절 아빠의 청소를 돕는 아이들, 이거 누가 그랬냐며 아빠의 물음에 서로 탓을 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정말 너무 힘드네요. 아이가 안쓰러워요. 신랑에게 이야기하고 화를 내도, 바로 잡을 건 잡아야 한다며 호통을 쳐요. 아이들의 책상이 지저분해 있거나 장난감이 정리가 안 되어있으면 무조건 버리라고 하지요. 급하게 청소를 하는 저에게 소파를 빼서 밑에도 청소해라. 침대 아래는 왜 청소를 안 하냐며 계속해서 잔소리도 합니다. 누가 봐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요.

자라온 환경도 무시 못 할 것 같아요. 어머님께서 지저분한 걸 못 보는 아버님 때문에 하루에 몇 번씩 걸레를 들고 다니며 청소를 하시거든요. 저와 정반대되는 환경이에요. 제가 그렇게 자라서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아빠 올 시간이 되고, 저도 남편 올 시간이 되면 또 뭐라고 할까 항상 긴장하며 살아요. 남편의 이런 결벽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강남 푸른 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 신재현입니다. 

남편분의 결벽에 가까운 태도와 행동들이 고민이시군요. 오랜 시간 동안 같은 갈등이 반복되었다면 꽤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편분의 성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짧은 글을 통해 온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남편분의 경우 청결과 정리에 대한 강박적인 태도를 지닌 것 같습니다.

청결과 정리정돈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경우 약간의 불결함과 흐트러짐에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작은 흠결에도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게 되지요. 이를테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은 정말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것’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강박적 성향을 쉽게 풀어 말하면, 자신이 가진 생각 자체에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강박적이지 않은 사람은 더럽고 흐트러진 것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뿐, 그대로 흘려보내거나 그리 과하지 않은 일상적인 반응을 보일 테지요.

하지만, 강박적인 사람들은 그 불편함에 대해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서 공포나 두려움, 혹은 분노를 느끼고,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타인에게 화를 분출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향이 나타나는 데는 질문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성장과정에서 부모님께 받은 영향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강박증적 성향을 지닌 이와 소통하는 데 어려운 점은, 대화나 감정적 교류 또한 다소 경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대개 청결을 위한 노력과 정리정돈은 자신의 일상이었기에, 타인의 입장에서는 과도하다 여겨지는 행동들을 당연시하게 됩니다.

따라서 타인의 관점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무시되거나, 혹은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즉, 아내분께서 남편의 행동에 대해 지적하거나 비난한다 해도 좋은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습관과 같은 강박이라면 더더욱 그럴 테고요.

모든 관계가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인의 관점과 그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남편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 노력은 질문자님부터 시작하실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남편의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가족들이 함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박적인 성향은 대개 스트레스에 정비례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즉, 불편한 가족 분위기가 그러한 행동과 태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관계에 대해 극단적인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남편의 성장과정과 이로 인한 남편의 습관, 그리고 남편이 느낄 감정과 생각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남편의 태도와 가족의 분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지에 대한 알아차림도 필요할 테고요.

서로에 대한 배려를 전제로 한 따뜻한 대화가 오갈 때,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아내와 아이들의 불편함을 남편 또한 받아들이게 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치료를 받는 과정도 뒤따를 수 있을 겁니다.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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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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