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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성 인격성향을 극복하는 3가지 방법

기사승인 2020.07.21  06: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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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의존’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인격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혼자 있기를 불안해하는 것이다. 가족이건 친구건 연인이건 누군가에게 항상 기댈 곳이 있어야 안심을 한다. 

흔히 ‘의존적’이라는 말은 부정적, 열등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사실 모든 인간에게 완전한 독립이란 가능하지도 않으며 건강한 것도 아니다. 우리 자신을 유지하고 자존감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인정과 교감, 공감, 믿음, 존중을 필요로 한다. 공동체에 의지하고 가족을 형성하려는 마음 역시 의존적인 본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홀로 있는 시간을 못 견뎌 계속 연달아 이성을 사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외로움은 애착 형성 과정에서 기인한다. 어머니를 대신할 대상을 끝없이 찾아 헤매듯이 나를 지지하고 보호해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다. 이들은 연애든 일이든 모든 분야의 활동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언제나 혼자가 아닌 둘 이상의 확인을 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처럼 의존성 인격 성향은 혼자 일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것에서 안정감을 갖기에, 팀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본인의 능력을 더 잘 발휘하곤 한다. 주인공보다는 팀의 일원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의존성의 정도가 지나친 경우다. 의존성 인격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혼자서는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대학 진학, 취업, 결혼 등 자기 인생의 중요한 일에 대해 그 의사결정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는 성향이 있다. 

 

의존성 인격장애의 특징

∙ 혼자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지나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 타인의 조언 없이는 판단하지 못하며, 타인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 독립적, 주체적 행동을 하지 못한다.
∙ 보호자나 가까운 사람에게 지나치게 순종적이다.
∙ 이별 상황에서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지나치게 매달린다.
∙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극히 두려워한다.
 

사진_픽셀


의존성 인격성향인들이 맞이하는 위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의지할 대상이 죽거나, 자신을 떠난 경우. 이들은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행위, 술을 마시고, 충동적이고 문란한 성적 행동이나 심할 땐 자해까지 한다. 아주 불안정한 상태이며 유혹에 취약하다. 타인을 불신하면서도 남의 말에 쉽게 넘어가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나를 지켜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나쁜 남자를 만나거나 큰돈을 서슴없이 빌려주기도 한다. 사이비 종교에 넘어가 재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방황은 새롭게 의존할 대상을 찾고 나서야 비로소 멈춘다.

 

둘째,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아주 나쁜 사람이 경우, 이를테면 반사회적 인격성향이라든가, 범죄자인 경우이다.

의존성 인격성향과 반사회적 인격성향의 커플링은 최악의 궁합인데,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를 대표적인 병적결합(pathologic bonding)으로 판단한다. 반사회적 성향인이 의도적으로 의존성 인격성향인을 세뇌하고 길들이고 가스라이팅을 한다.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이 가해자를 떠나서 자립할 수 있는 자신이 없기에 이 해로운 유대관계는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후레자식을 보면 아버지가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것을 알면서도 두려워서 이를 신고하지 못하고, 살인을 돕기까지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끝없는 양심의 가책 속에서도 그는 혼자가 되는 두려움과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한다.

물론 이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며, 조금 일반적인 예를 들자면 알코올이나 도박중독자인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면서도 이혼을 하지 않는 아내, 심지어는 이혼을 한 뒤에도 비슷한 남자를 새로 만나 똑같이 학대를 당하는 사람이 있다.

이때 가장 답답한 사람은 이들의 가족이다. 이들의 자식이나 형제들은 의존성 인격성향인들이 그렇게 고통받고도 이 관계를 차마 끊어내지 못하거나 똑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해한다.

이는 학습된 무기력감 때문이다. 아주 오랜 시간 타인의 세뇌와 학대가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자책하고 학대하는 습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의존성 인격성향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1. 자율성과 정체성 되찾기.

이를 위해선 학습된 무기력감을 극복해야 한다. 서커스에서 어린 코끼리를 훈련시킬 때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쪽 다리에 밧줄을 묶어놓는다. 이후 어른이 된 코끼리는 이제 충분히 말뚝은 물론이거니와, 서커스 천막 전체를 부술만한 힘이 있음에도 무기력이 학습되어 도망치지 못한다. 본인에게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걸 자신만 모르는 것이다.

의존성 인격성향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무척 약하고 초라하게 여긴 나머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서둘러 단정 지어버리는 것이다. 누가 나를 지켜줘야만 살 수 있는 작은 안식처에서 안주해버리는 것이다. 좁은 서커스 천막 안의 코끼리처럼 말이다.

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누군지를 정확히 알아야지만 왜곡된 선입관을 넘어 자존감을 되찾을 수가 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다고? 아니 난 못할 거야.'

아마 아무리 노력해도 똑같은 답습을 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이어진 기질과 관성, 매너리즘이 계속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는 자신보다 타인의 평가와 충고를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직장에서, 일상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평가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는 것이다. 적어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 자존감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거로 타인의 평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사실 모순적인 것이지만, 의존성 인격성향을 가진 이들에게만은 예외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또 혼자 남겨졌구나, 어떡하지? 빨리 나를 구해줄 사람을 찾아야 해!'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패닉이고 공황이다. 심한 불안에 빠진 뇌가 몸 전체에 응급신호를 보낸 탓에 멘탈이 흔들이고 무너진 것이다. 사이렌이 울렸을 땐 당황해서는 안된다. 불안의 시그널은 당황하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라고 보내는 것이다.

보호자나 의지할 사람이 나를 떠났거나, 혼자가 되었을 때, 당신을 구할 가장 가까운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나에게는 내가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숨을 가다듬어야 한다.

감정과 불안을 조절하며 혼자인 시간을 견뎌야만 이전처럼 똑같은 대인관계에 착취당하고 상처 받지 않을 수 있다. 

나쁜 남자로부터 상처 받고 배신당한 직후 부서진 멘탈과 인지능력으로 또 누군가를 만나봤자 똑같이 나쁜 남자를 만나 이용당할 뿐이다. 의존성 인격성향인들의 정이 많고 취약한 특징을 노리고 이용하려는 이들은 아주 많다. 따라서 자존감을 회복할 때까지는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3. 연대를 형성하자.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이들의 성향상 또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거부할 수 없는 욕구, 위기의 순간이 온다. 극복은 어렵고 포기는 쉽다. 불안과 맞닥뜨릴 때 싸울 것이냐 도망칠 것이냐의 선택의 순간, 이들은 보통 타인에게로의 회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때 일방적인 의존과 피의존의 관계가 아닌, 상호의존관계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의존성 인격성향인들의 연대를 만들고 서로를 모니터링해주고 지지하며 응원해주는 것이다. 연대는 가급적 동성이고 나잇대가 비슷한 것이 좋다. 이성이거나 나이차가 많이 나면 자연스럽게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의존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최대한 동질감 있고 평등한 연대의식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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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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