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연세 채움 정신과, 윤혜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가 예전에 급식사고로 식중독이 와서 입원한 적이 있어요. 그 후로 2개월마다 아파서 입원했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저희 아이가 꾀병이라고 하면서 왕따를 당했어요.

전 그냥 무시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많이 힘들었나 봐요 ㅠㅠ 중학생 때부터 다른 아이가 자해를 가르쳐주어서 조금씩 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화가 많아지고 환청을 듣고 해서 정신과에 입원했어요.

처음에는 5개월 입원했어요. 조금씩 괜찮아지나 싶더니만 이기적인 아이가 되면서 저에게 함부로 하더라고요. 나중에 또 자기가 자해를 더 할 것 같다고 입원하고 싶다고 해서 2개월 정도 입원했어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다른 지역 아이랑 가까워지면서 그 아이에게 집착하네요. 만나지 말고 통화도 못 하게 하는데 아이가 번호를 외워서 통화해요. 지금은 자해하면 상처를 꿰매야 할 정도가 되었어요. 이전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점점 깊어지더라고요.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담도 받고 병원에도 다니는데 전 무엇을 어떻게 더 해 주어야 하나요? 자기 요구를 안 들어주면 말싸움으로 번져요. 저 좀 도와주세요.

 

사진_픽사베이

 

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혜진입니다.

아이를 키우고 돌보시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실 것 같아요. 더구나 아이가 아프다고 하니 더욱 힘이 드실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의 자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보다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자해를 하는 일이 많은데요. 심심할 때, 지루할 때, 혹은 화가 날 때 그 감정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자해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자해하는 버릇을 없애는 것에 의미를 두시는 것보다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어머니와 대화가 가능해야 하니까 먼저 아이와 관계를 맺는 것을 고민하셔야 할 것 같아요.

 

아이의 요구 사항을 안 들어주면 말싸움이 된다고 하셨는데요. 일단 어머니께서 통제할 수 있는 일, 통제해야 하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 통제하지 말아야 할 일을 스스로 구분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같이 입원했던 친구와 연락하는 일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친구와의 연락을 어머니가 통제할 수 있을까요? 통제해야 하는 일일까요? 통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만약 통제한다면 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런 것들을 어머니가 생각해보시고 어느 정도 정리를 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 다음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상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에 어머니가 무조건 안 된다고 하면 다툼이 되는 것이고요. 어머니와의 언쟁 끝에 화가 나거나 혹은 친구를 만나지 못해 심심해지면 아이가 자해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요.

따라서 엄마 생각에는 어떤 부분이 걱정스러운지, 아이는 그 친구를 만나는 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래서 연락을 어떻게 조절해 볼지를 상의해보신다면 다툼이 아니라 대화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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