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정신의학신문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해주시는 최강록 선생님께서 최근 사당지역에 개원을 하셨다고 하여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최강록 원장]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신의학신문] 괜찮으시다면 선생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강록 원장] 사실 전 어릴 적에 어떠한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목표는 없었어요. 요즘 시대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만 제가 공부할 당시에는 우선 명문대를 들어가자라는 단기적인 목적의식이 더 강했던 것 같아요. 명문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입학하게 되었죠. 입학하고 나서도 나의 정체성이라던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게 되었는데, 이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중략) 고민 끝에 공부를 다시 하게 되었고,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죠.

[정신의학신문] 분야를 정신건강의학과로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한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최강록 원장] 사람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던 것 같아요. 군대에서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인데요, 당시 자신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우울한 적도 많았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순간적일 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내면적으로 비어있는 것 같고, 공허함도 많이 느꼈죠. 그러면서 근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삶이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이런 부분에 대하여 자꾸 질문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도 많이 해봤었던 것 같아요. 실제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도 하고. 혼자 여행도 많이 떠나보았죠. 진리라는 것을 한 번 찾아보고 싶었어요. 진리를 찾기 위한 첫 단계는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고, 명상을 하고 인도, 이집트, 페루 등으로 여행을 떠나고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우울이나 공허함을 채워주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죠.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 특히 관심이 가게 된 것 같습니다. 

 

 

[정신의학신문]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께서 느끼신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분명 세상은 전보다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데, 왜 이러한 괴로움이 더 심해질까요? 

[최강록 원장] 항상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무한경쟁 시대와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더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SNS의 발달이 영향이 큰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창구는 SNS인데, SNS는 피상적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양면을 모두 보여주지는 않잖아요. 행복한 모습,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에 노출될수록 스스로를 더 비교하게 되고 더 우울해지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 내면을 더 공허하게 만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그리고 사당숲의원이 이러한 상황들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정신의학신문] 다들 바쁜 일상들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공허하고 내면이 비어있고, 경쟁 속에서 우울하다는 내용들은 정말 많은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의원 내부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각 의원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여기 공간은 은은하게 위로받는다는 느낌이랄까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최강록 원장]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도 아늑한 카페에 가서 편안하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쉬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친 사람들이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편안함을 느끼듯이, 이 공간에서도 그러한 편안함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꾸미게 되었어요. 진료만 받고 바로 나가는 병원/의원의 공간이 아니라, 진료가 끝나더라도 대기실에 앉아서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차도 한 잔 하면서 이용하는 휴식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커피만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되면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책장에 있는 책들은 꾸준히 채울 예정입니다.

이름을 사당숲으로 지은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도심 속에 있는 하나의 숲과 같이, 식물도 많이 놓고 시야도 막히지 않도록 공간을 만들었어요. 

 

 

[정신의학신문] 선생님의 이야기도 좋고, 인테리어 이야기도 좋지만 오시는 분들은 선생님이 어떠한 방식으로 진료하시는지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진료철학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최강록 원장] 우선 관계 측면에 있어서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라기보다는 사람 간의 관계로 대하려고 합니다. 이 관계를 맺고 형성하기 위해 초진의 경우 40분, 재진의 경우 20분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상담의 경우에도 무작정 교육을 한다거나, 아니면 무작정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방식을 선호하지는 않아요. 내원하시는 분들 개인별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다 다른 것 같습니다. 각자의 선호와 필요에 맞추어 최대한 환자 분에 맞추어 진료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약물의 경우 많이 쓰는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감기가 걸리면 기침과 콧물이 나기 때문에 감기약을 먹는 것처럼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약물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증상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사실 면역력을 갖추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체력이 길러져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약물 치료는 최소한으로 하면서 저는 이 부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의 우리는 증상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했지,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는 측면은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의 체력을 길러 건강한 정신을 가지게 되면 이 사회도 함께 건강해질 것 같네요. 사당숲의원이 서울시마음건강검진 대상의원이라 되어있는데,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최강록 원장] 우리가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듯이, 우리 마음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신과 방문에 대한 심적 거리감은 아직까지 높은 것 같습니다. 이를 장려하기 위해서 서울시에서 ‘마음건강검진사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1년 간 정신과 진료 경험이 없으신 분들에 한해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며, 저희 의원도 참여 의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사업 참여를 통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많은 분들이 기록에 남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정신과방문 및 상담 자체만으로는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혹 도움이 필요하시면 지역의 보건소에 문의하시면 이용 가능한 의원을 안내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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