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기분이 좋을 때는 힘든 일을 미루고, 우울할 때는 기분 전환이 될 만한 즐거운 일을 찾는다. 이런 성향을 ‘기분의 항상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우울한 기분에 빠지지 않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내재적인 항상성 시스템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우울한 지인들에게 기분이 좋아질 만한 활동을 해보라는 충고를 많이 한다. 우울하다고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기분이 나아질 만한 행동, 예를 들면 운동을 한다든가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든가 하는 행동을 하도록 권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이나 우울 성향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충고가 쉽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좀처럼 몸이 움직이질 않기 때문이다. 우울할수록 햇볕을 쬐거나 운동을 하거나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일 따위가 다 귀찮게 느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는 우울할수록 더 우울해질 수도 있는 힘든 일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기분이 좋은 날에도 일부러 기분 나빠질 만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기분의 항상성이 깨져 있는 사람들이다.

 

사진_픽셀

 

얼마 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대규모 대조군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기분 항상성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상시 기분이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의 기분 항상성을 비교했고,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을 비교한 것이다.

결과는 평소 기분 상태가 처진 사람일수록, 그리고 과거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기분 항상성이 깨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성향이 있거나 과거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은 기분이 우울할 때 즐거운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분 항상성에 대한 명확한 측정과 평가는 아직 정신의학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지표는 아니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행동들의 기제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그 명확한 생리학적, 정신 사회학적 정체와 의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axime Taquet, Mood Homeostasis, LowMood, and History of Depression in 2 Large Population Samples, JAMA Psychia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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