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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정신과 질환은 완치가 어렵나요?

기사승인 2020.10.15  0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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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사연) 

정신과 질환은 완치가 어렵나요? 물론 심적인 문제라 여러 가지 요인도 있겠고 변수도 있겠지만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거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아서요.     

30대 취업 준비생인데 히키코모리, 아니 정확히는 니트족으로 근 10여 년을 날렸고, 유일한 스펙이라고 해봤자 면허증 외엔 없으며, 15살 때 정신과 방문하고 ADHD 진단, 18살쯤 다시 가서 조울증 진단, 20대 입대 직전 사회공포증 진단, 군입대 후 불안장애 진단까지 받고 제대 후에도 다시 병원을 다니고 있는데요. 

제 잘못이라면 낫고자 하는 노력을 안 했던 것 같고, 유일한 사회 경험이래 봤자 군대 2년이 전부인 상황이고요. 사실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고 (뚱뚱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머리가  크다 보니 자꾸 뒤에 앉은 사람을 의식하는 강박에, 뚱뚱하니 땀이 나서 땀에 대한 강박도 심해서 어딜 가나 항상 긴장해 있다가 다른 사람이 혹은 친하거나 편한 가족 같은 사람이 오면 예전 무한도전 노홍철 씨처럼 말을 상당히 급하게 하며 조증이냐는 소리도 듣는데... 

병원을 중학교, 고등학교, 군대, 제대 후까지 쭉 다녔지만 한번 갈 때마다 6, 7개월 또는 3, 4개월씩 다녔던 것 같고요. 전부 다른 곳을 갔는데도 상담과 약물 처방 외엔 다른 치료를 안 해주시던데 정신과는 원래 이런 걸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병원에서는 의사 선생님의 기에 눌려 속내를 다 털어놓지도 못하고 그냥 선배, 상사의 말에 대답하듯이 그냥 대답만 하는 경우도 있었네요. 대체 얼마나 더 다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신과를 이제 그만 다녀야 할지도 모르겠고, 지금 다시 예전에 다녔던 종합심리검사를 두 번이나 했던(20살 1번, 제대 후 25살 1번) 대학병원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데 이젠 정말 지치는 것 같네요. 종합심리검사는 한 번만 받아도 되는 건지 경우에 따라서 여러 번 받아야 하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사진_픽셀

 

답변)

사연에서 말씀해주신 어려움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긴장으로 보입니다. 여러 번 진단명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긴장으로 인한 문제는 모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과정이나 진단에 사용되는 도구의 차이로 인해 진단명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완치라는 개념은 모호할 수 있습니다. 사연에서 언급하셨던 부분을 보면 외모에 대해 의식하고 땀이 나는 상황을 신경 쓰는 것 자체가 타인의 시선에서 부정적인 면들을 과도하게 해석해서 긴장하는 경우에 흔히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들입니다.

친해지거나 편한 가족이 아닌 경우에는 나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내 모습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호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예측으로 생각이 많이 기울어져 있다면 모든 상황에서 긴장을 할 수밖에 없으며, 편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부분이 사연을 주신 분이 긴장을 느끼는 핵심적인 어려움이 될 수 있는데, 사실 이러한 어려움은 보통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경험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처음 보는 사람보다는 편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더 잘하게 되는 정도라면 무리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어려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이 지나치다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불필요한 어려움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하고 약물을 처방하는 것은 이 긴장의 정도를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조절을 하는 것이지, 긴장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긴장을 완화하고 일상에 무리 없이 적응하는 부분을 치료의 목표라고 한다면 상황마다 혹은 개인마다 이 목표라는 것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된다는 것이 불편한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증상이 남아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완치라는 개념이 모호하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나열해 주신 adhd, 조울증, 사회불안에서는 자존감의 저하 혹은 부정적인 자기평가를 경험하게 되면서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한 가지 진단에서 한 가지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진료를 중단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좀 더 편하게 털어놓는 과정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종합심리검사는 내가 이야기하지 못한 어려운 부분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드러내 주는 도구이지만, 내 상태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반복해서 검사하더라고 크게 바뀌는 부분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치료자가 필요에 의해 요구하는 검사가 아니라면 반복해서 시행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아무쪼록 부족한 답변이었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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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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