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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

기사승인 2020.10.27  0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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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많은 부자들과 주식 전문가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어라.’

엄청 멋진 말이기는 한데, 나 같은 초보 투자자들은 이해가 어려운 선문답 같은 말이다. 그들에게 한번 더 묻는다.

‘실제로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부자가 되나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들은 회계 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회계는 부자라는 도착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이라고 한다.

‘회계공부’라는 말에 벌써 당신은 조금 긴장하고 머리가 지끈거려올 것이다. 마치 수학이나 물리, 선형미분 같은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이질감과 두려움.

괜찮다. 회계사나 애널리스트, 기업의 회계파트 직원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글을 읽는 당신처럼 회계에 문외한이다. 즉, 전체 인구의 95%는 재무제표를 읽을 줄 모른다는 소리인데, 그 말은, 당신이 만약 재무제표의 기본만 이해할 수 있다면, 상위 5%의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진_픽사베이

 

물론 이것이 반드시 큰 투자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이나 기적을 과하게 신봉하는 이들은, ‘초심자의 행운’이나 허세가 섞인 카더라 통신, 지인들의 무용담을 들먹이며 반론할 것이다.

‘내 친구는 주식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몇 억을 벌었대! 전문가들이라고 항상 따는 건 아니야.’

이 말은 일주일 공부한 학생 A가 쪽지시험에서 70점을 받았는데, 공부를 전혀 안 하고 다 찍은 학생 B가 90점을 받았으니 ‘공부 그까짓 거 다 소용없네!’라며 무용론을 들먹이는 것과 다름없다. 투자는 한 번의 승부가 아니다. 수십 번, 수백 번의 매매, 몇 년의 장기투자 결과를 비교했을 때도 과연 전문가보다 일반인의 성적이 더 좋을까. 고등학교 3년간을 매일 꾸준히 공부한 학생의 내신성적과 매번 운을 바라며 벼락치기나 찍어서 시험을 본 학생의 성적 중 누가 우수할지, 사실 우리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싶은 이유는 회계가 어렵다는 선입관 때문이다. 내가 매일 출근하고 애들 뒷바라지하고, 본업만으로도 바빠 죽겠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재테크 공부를 해야 돼? 그 기회비용만큼 보상이 있을까? 이러한 갈등과 불안감 때문이다.

좋은 소식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당신처럼 게을러서 95%의 사람은(물론 과거의 나도 포함된다) 서울대를 나왔건, 의사건, 변호사건, 이 회계공부를 평생 한 번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그러하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어찌어찌 살아지겠지,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보면 돼, 하는 방심이 차곡차곡 쌓여서 아직도 당신을 돈의 하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가 자는 사이에도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돈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 아니라 그 이상이다.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만 공부해도 당신은 투자에 관해서는 금방 상위 10%에 해당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세상에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 일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영어를 배우는 데도 유창해지기까진 3년이 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해도 상위 10%에 도달하려면 어림도 없다. 사람들이 어렵고 귀찮아서 아무도 안 하려 드는 분야야말로 성공의 빈틈, 아슬아슬한 기회가 숨어있는 것이다. 

 

내가 회계공부를 시작한 것은 2019년 8월 정도로 불과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전까지 나는 부끄럽게도 자산과 자본이 무슨 차이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나름 똑똑한 내 의사 친구들도 절반 이상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관심이 없으니까. 그래도 부자가 될 수 있으니까.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건, 얼마나 부자이건 간에 회계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진행형 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 자본 + 부채] 를 말한다.

즉 자산은 내가 굴릴 수 있는 돈, 자본은 순수 내 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본 = 자본금 + 이익잉여금 + 기타] 를 의미하는데, 투자받은 돈도 자본금에 해당된다.

 

좀 더 쉬운 비유를 적용해보자.

현재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랑이 2명 있다. 두 사람에게 각각 결혼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재무상태를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 1번 남자 : 현재 모은 돈 1억 + 은행대출한도 1억 
- 2번 남자 : 현재 모은 돈 0원 + 은행대출한도 2억

둘의 자산은 2억으로 동일하다. 누가 경제적으로 더 안정적일까?

 

누군가는 ‘2번 남자는 결혼할  때까지 돈을 한 푼도 모으지 못했다니 문제가 있네. 무조건 1번이 믿음이 간다’라고 하겠지만 실상은 그리 단순치가 않다. 지금까지 모은 돈이 한 푼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출을 2억이나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은행은 절대로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이는, 신용등급이 낮은 이에게 쉽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의 연봉, 기업으로 치면 분기별 순이익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에 얼마나 높은 수익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변수를 평가해보아야 한다.

1번 남자의 직업은 중소기업 대리로 세후 연봉이 4천이었고 2번 남자는 로펌 변호사로 세후 연봉이 1억 4천이었다. 그럼 그렇지, 2번이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동안 돈을 모으지 않은 것이었구나.

그렇다면 미래 가치까지 고려했을 때 2번 남자가 경제적으로는 더 안정적인 것일까? 아니다, 또 한 가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 변수가 투자금(시댁에서 결혼에 쓰라고 보태줄 돈)이다. 1번 남자의 아버지는 결혼지원금으로 3억을 보태준다고 하며, 2번 남자의 아버지는 변호사인 아들에게 굳이 자신이 지원해줄 필요는 없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두 사람의 재무상태는 이러하다.

- 1번 남자 : 자본 4억(모은 돈 1억 + 시댁투자금 3억) + 은행대출한도 1억 / 세후 연봉 4천
- 2번 남자 : 현재 모은 돈 0원 + 은행대출한도 2억 / 세후 연봉 1억 4천

현재 시점에서의 자산은 1번이 5억, 2번이 2억으로 2.5배나 차이가 난다.

(시댁의 투자금이 부채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그럼 1번이 더 안정적인 것일까? 아니다,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두 사람의 연봉 차이를 고려한다면 6~7년이면 2번이 1번의 자산을 역전할 수도 있고 1번이 현재 자산으로 산 아파트가 6~7년 후에 연봉 차이를 뛰어넘을 만큼 가치가 높아질 수도 있다.

즉, 무척이나 복잡하고 애매한 것이다. 개인의 재무상태를 비교하는 것에만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내가 어떤 회사에 투자할지 기업을 선택하고 비교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사진_픽셀

 

여기서 한번 우리, 정말 솔직하게 반성을 해보자.

과연 당신은 주식투자를 할 때 이만큼의 고민을 거친 후 매매를 했을까? 대부분 아닐 것이다.

찌라시나 주변의 말에 현혹되어 수천만 원을 이름도 처음 들어본 주식에 올인하던 어제의 나와 다르게 냉정하고 엣지 있는, 근거 중심의 투자자로 새로 태어나려면 우선 재무제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나 자신의 재무상태표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가격이 대충 얼마이고 연봉이 얼마이고 두리뭉실하게 아는 것은 재무 상태가 아니다. 현재 내가 가진 고정자산, 유동자산, 부채, 자본에 대해서 치밀하고 세세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당신의 작년 총소득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아는가?

“5천은 안되고... 4천은 넘을 거야.”라며 얼버무린다면 이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적어도 몇 십만 원까지 단위까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걸 일일이 어떻게 다 기억합니까?”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부자가 될 자격이 없다. 몇만 원, 몇십만 원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은행 대출이자와 정기예금, 연금보험의 0.1% 차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복리의 힘에 대해서도 무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작은 것, 세세한 것을 귀찮아하는 건 대범한 게 아니라 게으른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투자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첫걸음은 당신의 작년 총소득과 지출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가계부를 써라. 

응? 고작 그게 비법이라고?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피식하고 비웃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길 바란다. 당신과 주변에서 매일 가계부를 쓰고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기록하는 사람이 정말 몇이나 있는지를. 당신이 자신의 재정상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매월 들어오는 월급이나 인센티브, 보너스의 액수가 전부일 것이다. 정확히 얼마를 쓰고 있는지는 대부분이 모른다.

영어공부를 할 때 갑자기 외국인 회화 과외부터 받는 것이 의미가 없듯이, 투자에 있어서도 걸음마를 배우고, ABC를 익혀야 한다. 가계부를 쓰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앞으로의 수업과 공부도 동력을 잃게 된다. 전문가의 수많은 조언들을 흘려듣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쉬운 팁을 알려줘도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고집이 아니라 게으름 때문이다. 이걸 한다고 뭐가 변하겠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 이러한 생각을 하며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에 재를 뿌린다. 이들이야말로 실제 잔고가 아닌 마인드가 가난한 사람들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관론을 펼친다. 돈도 감정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와주지를 않는 법이다.

 

가계부를 쓰라고 할 때 사람들이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몇천 원, 몇백 원, 자잘한 것까지 다 써야 하는가? 물론이다. 당신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하루 지출이 백만 원 단위는 아닐 것이다. 특별한 경조사나 이벤트, 명품을 사지 않는다면, 일상적인 하루의 소비는 5만 원~15만 원 선일 것이다. 그러면 3~4천 원만 해도 전체 하루 소비의 3~5 % 정도인데 절대로 자잘한 영역이 아니다. 어디에 썼는지 가능하면 10원 단위까지 기억하고 기록하는 데 ‘가계부 쓰기’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흔한 오해로 가계부 쓰기 = 절약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물론 그런 장점도 큰 목적 중에 하나이겠지만 가계부 쓰기의 진의는 내 소비 습관, 즉 경제인으로서의 나를 투명하게 파악하는 데 최우선적 의미를 지닌다. 소비자로서의 나, 생산자로서의 나는 경제적으로 어떤 성향을 가지고, 현시점 정확한 나의 위치는 어디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치밀하고 냉정하게 나를 1인 기업으로 생각하고, 지금 나의 재무건전성 평가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다. 얼마나 새는 돈이 많은 지, 불필요한 낭비가 이렇게 많았는지 보며 깜짝 놀랄 것이다.

전기세, 가스비, 각종 세금 연체료와 인터넷 쇼핑으로 쓰는 시발비용. 매일 늦잠을 자는 통에 지하철이 아닌 택시비로 쓰는 돈. 나는 개인적으로 게임 아이템(롤 스킨, 세븐나이츠 뽑기, 피파온라인 뽑기)과 네이버 웹툰 쿠키를 사는 데 한 달에 20만 원 이상을 쓴 적도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노라 변명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많이 쓰는지는 가계부를 쓰기 전까지는 까맣게 몰랐었다. 한 번에 만원씩, 몇천 원씩 하는 결제를 무심코 반복하다 보니 그만큼 쌓인 것이다.

내가 설령 한 달에 천만 원을 번다고 해도 20만 원, 2%에 해당하는 비중은 절대로 작은 돈이 아니다. 개인의 미래 가치 성장과 투자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작은 소비로 어떻게 높은 만족감을 도출하고 현명한 투자로 전환하는 연결고리가 나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부터 당장 가계부를 써보기로 하자.

 

두 번째는 자신의 신용등급과 대출한도 파악하기이다. 우리는 집을 살 때나, 결혼할 때, 창업이나 자영업을 하려고 하는 경우가 아니면 자신이 은행에서 얼마나 돈을 빌릴 수 있는지 별로 관심이 없다. 이러한 무지는 치명적이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의외로 무심하다. ‘내가 벌 수 있는 돈, 실제로 버는 현재의 돈’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대출은 미래의 돈을 위한 준비이며 진행형 부자가 되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미친 듯이 오르는데도 ‘가급적 빚은 안지는 게 좋지.’라는 무사안일의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면 당신이 큰 부자가 되기란 요원한 것이다. 대출을 지금 당장 시행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마련할 수 있는 자산의 맥시멈은 항상 체크하고 있어야 한다. 목돈이 들어갈 때,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막상 닥쳐서 은행에 처음 대출한도를 물어보면 깜짝 놀라기 때문이다. 당신이 공무원이 아니라면, 은행은 당신이 얼마를 예상하건 그것보다 적은 돈을 빌려줄 것이다. 아니, 빌려주기만 해도 다행이다. 

작년과 재작년의 소득증빙과 재직 증명서, 신분증, 가족관계 증명서 등이 기본으로 필요한데, 만약 당신이 최근에 직장을 옮겼다면 대출은 아예 거절된다. 2015년 내가 지방에 있는 병원에서 서울대학교 병원 전문의로 직장을 옮겼을 때, 신한은행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려 한 적이 있었다. 단순하게도 나는 큰 병원으로 직장을 옮겼으니 대출이 더 잘 나올 것이라 생각했으나 큰 오산이었다. 심지어 서울대 병원 안에 있는 지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서류를 요구했다. 당시 새직장에 근무한 지 2달밖에 안되었다는 이유로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거절되었다. 

아니 내가 그래도 의산데, 서울대 병원에서 일하는데 내 직업 안정성이 의심된다고? 무척 억울한 마음에 분기탱천하여 우리은행 혜화동 지점을 방문했다. 15년 넘게 거래한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조차 똑같은 이유로 대출을 거부했다. 세상에, 의사 면허증만 있어도 1억 정도는 대출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 내 안일함이 부끄러웠다.

지금이 아닌 미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위해 반드시 자신의 대출 한도를 미리 확인해두자. 그리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빌려야 가장 적은 이율로, 최대한도를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한 가상의 시나리오도 세워 두어야 한다.

 

세 번째는 실천이다.

위에서 언급한 많은 것들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하지만 우리는 하지 않는다. 실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면서 영어공부와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우리는 하지 않는다. 하지 않을 이유를 수백 가지 늘어놓기에 바쁘다. 바빠서, 코로나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 변명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타인일까, 미래의 자신일까. 

당신의 하루가, 나의 습관이 어제와 똑같다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망상이라고 한다. 게으름과 무기력감을 넘어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나날이 익숙해질 때, 비로소 당신은 현명한 투자자의 첫발을 힘차게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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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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